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개발한 신생아 장천공 인공지능 판독 모델은 복강 내 공기가 차 있는 영역 등을 정확히 식별하며 장천공 여부를 판별했다./서울아산병원

엑스레이(X-ray) 영상을 분석해 신생아의 장 천공 여부를 판별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장 천공은 괴사성 장염 등으로 장에 구멍이 생겨 생명까지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윤희망 영상의학과 교수·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신생아과 이병섭 교수팀이 AI로 신생아의 장 천공 여부를 판단하는 판독 모델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윤희망, 융합의학과 김남국, 신생아과 이병섭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의 장 천공을 진단하려면 엑스레이 검사로 복강 내 공기가 차 있는지 확인하는데, 영상에서 장 천공 소견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정확한 판독이 쉽지 않았다. 기존에 AI 판독 모델이 있었으나 이는 성인 데이터를 기준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신생아에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신생아 엑스레이 영상을 이용해 장 천공 여부를 분류하고 복강 내 공기가 차 있는 영역까지 함께 학습해서 표시해 주는 학습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1995년 1월∼2018년 8월 서울아산병원 소아 엑스레이 영상 약 260만건을 수집했고, 최종적으로 장 천공 영상 294건과 대조군 영상 252건을 선별해 모델에 학습시켰다.

이 AI 모델은 정확도도 높아 임상 현장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내부 검증 결과, 장천공 AI 판독 모델은 진단 정확도 94.9%를 기록하며 복강 내 공기가 차 있는 영역까지 정확히 식별했다. 외부 데이터를 통해 검증한 진단 정확도는 84.1%를 기록하며 전문의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의료진이 AI 판독 모델을 사용했을 때의 보조 효과도 평가했는데, 진단 정확도가 82.5%에서 86.6%로 개선됐다. 특히 판독자 간 일치도가 71%에서 86%로 큰 폭으로 향상됐다.

윤희망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신생아 장 천공은 응급도가 높아 신속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영상 소견이 모호하고 성인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판독 경험에 따라 진단율이 크게 좌우된다"며 "신생아 장천공 AI 판독 모델은 전문의 수준의 정확도를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의료진 간 판독 일치도 역시 향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신생아 장 천공과 같이 임상 현장에서 꼭 필요하지만 아직 연구가 부족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속한 판단이 요구되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조기 진단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고 적용해 신생아 생존율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체의학분야에서 저명한 국제학술지 '컴퓨터 의학 및 생물학(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 피인용지수 6.3)' 최신호에 게재됐다.

참고 자료

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2025), DOI: https://doi.org/10.1016/j.compbiomed.2025.11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