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위원장과 집행부가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공의노조 출범식에서 노동조합 깃발을 흔들고 있다. /뉴스1

병원에서 전문의가 되고자 수련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전국 단위의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14일 공식 출범했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발대식을 열고 "혹사의 대를 끊고 무너지는 의료를 바로잡고자 노조를 설립했다"면서 "전공의의 정당한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노조에 따르면, 14일 오후 현재까지 조합원 수는 3000여명이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수는 총 1만305명이다. 기존 전공의 2321명에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사직했다가 올해 하반기 모집을 통해 지난 1일 복귀한 전공의 7984명을 더한 수치다.

전공의노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전공의들이 사명감으로 버텨온 현실은 근로기준법은 물론, 전공의 특별법조차 무시하는 근로환경과 교육권의 박탈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에 대한 혹사와 인권 박탈을 대가로 유지되는 의료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며 "우리는 더 이상 침묵 속에서 병원의 소모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와 책임을 나누겠다"며 "전국 전공의들이 서로 연결되고 사회와 연대하며 건강한 의료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중앙대병원 전공의인 유청준 초대 노조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의 처우 개선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환자 안전을 지키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시스템을 만드는 출발점"이라며 "전공의들의 노동 인권 보장이 곧 환자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노조는 전공의의 노동시간 단축, 법정 휴게 시간 보장, 1인당 환자 수 제한, 임신·출산 전공의의 안전 보장, 방사선 피폭에 대한 대책 마련, 병원 내 폭언·폭행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등 수련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이 담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개정도 촉구했다. 이들은 전공의의 권리 침해를 감시하고자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주기적 실태조사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