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13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올림픽공원 인근 전광판에 오존주의보 발령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대기오염 물질인 오존(O₃)이 장기(臟器) 이식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존은 산소 원자 3개로 이뤄진 물질로,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된 오염 물질이 햇빛에 닿아 만들어진다. 눈, 코, 호흡기를 자극해 기침과 호흡 곤란을 유발한다.

서울보라매병원 이정표 신장내과 교수, 일산백병원 한승현 신장내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김영훈 신·췌장이식외과 교수 연구진은 "장기적인 오존 노출이 장기이식 환자의 생존율 등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이식학회'에 지난 4일 실렸다.

연구진은 2002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대학병원 3곳에서 신장 이식을 받은 성인 4796명을 관찰했다.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연평균 오존 농도와 환자 예후를 추적했다. 오존에 장기적으로 노출됐을 때 장기 이식 환자의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연평균 오존 농도가 5ppb(1ppb는 10억분의 1) 증가하면 장기 이식 환자의 사망 위험이 65% 높아졌다. 이식받은 신장이 기능을 상실할 위험은 60% 커졌다. 오존 농도가 40ppb를 넘으면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

한승현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오존 농도는 최근 수십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환경 오염에 취약한 환자를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정표 교수는 "기후 변화 시대 환경 관리가 장기 이식 환자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참고 자료

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2025) : https://www.amjtransplant.org/article/S1600-6135(25)02878-3/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