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일부 Y 염색체가 사라지는데, 이 변화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SCIENCE SOURCE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Y 성염색체 일부가 사라지며, 이 변화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이 들어 성염색체가 줄면서 남성의 특징도 약해지는데 병에 걸릴 위험까지 높아진다는 것이다.

라스 포스베리(Lars Forsberg) 스웨덴 웁살라대 면역·유전학과 교수 연구진은 "면역세포에서 Y염색체가 사라지면,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증이 더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심장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실렸다.

사람의 성별은 성염색체로 결정된다. 여성은 X염색체 2개를, 남성은 X와 Y 염색체를 각각 하나씩 갖는다. Y염색체는 남성의 성별을 결정하고 정자 형성과 같이 생식 기능을 담당한다.

포스베리 교수 연구진은 50~64세 남녀 3만150명을 대상으로 혈관 상태를 영상으로 확인했다. 이 중 약 1만2400명의 남성은 Y염색체 소실 정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하고, 각 그룹의 혈관 협착 비율을 여성 참가자와도 비교했다.

그 결과, Y염색체 소실이 가장 많은 남성 그룹에서는 75%에서 혈관 협착이 나타났다. 반면 소실이 10% 이하 그룹은 약 60%에서 혈관 협착이 보였고, 소실이 없는 그룹은 55%였다. 여성은 혈관 협착 비율이 30%였다.

남성의 Y염색체 소실은 주로 백혈구를 비롯한 면역세포에서 나타난다. 백혈구를 만드는 줄기세포가 빠르게 분열하는 과정에서 일부 Y염색체가 사라지고, 나이가 들수록 이런 세포가 몸에 쌓이기 때문이다. 70세 남성의 약 40%에서 이런 현상이 관찰된다.

이 문제는 2014년 포스베리 교수팀이 발표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연구에서는 노년 남성의 혈액에서 Y염색체 소실이 많을수록 평균 5년 6개월 더 일찍 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됐다.

이후 미국 버지니아대 케네스 월시(Kenneth Walsh) 교수는 Y염색체 소실과 심장질환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월시 교수는 "Y 염색체 소실 때문에 많은 남성이 목숨을 잃는다"며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수명이 6년 짧은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성염색체의 불안정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 티모테우스 슈페어(Thimoteus Speer) 교수의 연구와도 일치한다. 슈페어 교수팀은 심혈관 질환이 의심돼 혈관 조영술을 받은 남성을 10년간 추적한 결과, 백혈구 중 17% 이상에서 Y 염색체가 사라지면 심근경색으로 사망할 위험이 다른 남성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슈페어 교수는 "죽상동맥경화증이 결국 심근경색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포스베리 교수 연구와 일관된 결과"라며 "작용 원리를 더 잘 이해하면, Y염색체 소실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를 통해 특정 치료에서 더 큰 혜택을 볼 환자를 선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월시 교수는 "두 연구 모두 Y염색체 소실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포스베리 교수도 "Y염색체 소실이 혈관 협착의 성별 차이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으며, 다른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medRxiv(2025), DOI: https://doi.org/10.1101/2025.07.10.2533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