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여름철 재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약국에는 코로나 치료제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3~19일 코로나 입원 환자는 123명이다. 지난 6월 15~21일 63명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코로나 증상이 있어도 검사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실제 확산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매일 한 명은 병동에 입원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감염병대응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여름철 휴가 기간 이동과 접촉이 빈번해지고, 무더위로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 다중이 밀집하면서 호흡기로 전염되는 코로나19 유행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코로나 치료제를 찾는 사람도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1~5월 코로나 치료제 청구 금액은 99억7000만원이다.
코로나 치료제는 팍스로비드, 베클루리주, 라게브리오 3가지가 있다. 팍스로비드와 베클루리주는 60세 이상, 라게브리오는 70세 이상에게 처방한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기 초기에 제약사에서 치료제를 직접 구매해 수급했다. 약국은 보건소에서 물량을 공급받아 환자에게 제공했다.
지금은 공급 형태가 달라졌다. 약국이 치료제를 도매상에서 구매해 환자에게 판매하는 민간 유통 구조로 바뀌었다. 팍스로비드, 베클루리주는 지난해 10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팍스로비드는 한국화이자제약, 베클루리주는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가 유통한다. 라게브리오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계속 정부가 공급한다. 베클루리주도 경증·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은 정부가 공급한다.
팍스로비드는 수도권 약국에 문의하니 10곳 중 6곳이 재고가 없었다. 한 약국은 "도매상에서 95만원쯤 주고 들여와야 한다"면서 "값은 비싼데 도매상에서 반품을 잘 받아주지 않고 재고 관리가 어려워 치료제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약국은 "재고가 있긴 하지만 딱 1명이 5일쯤 먹을 만큼만 남았다"고 했다.
의협 감염병대응위원회는 정부에 "감염 고위험군을 위한 코로나19 백신과 항바이러스제의 원활한 공급 상황을 신속히 점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팍스로비드는 일부 지역에 (정부) 물량이 남아있다"면서 "제약사에서 여름철 확산 규모를 고려해 공급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라게브리오, 베클루리주는 정부 물량이 충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