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사람들은 뇌 내측 전전두엽 피질 활동이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Science Photo Library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 장편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이렇게 시작한다. 소설 첫문장을 떠올리게 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고베대 심리학과의 야나기사와 쿠니아키(Kuniaki Yanagisawa) 교수 연구진은 "긍정적인 사람들은 뇌 활동 구조가 비슷하지만 부정적인 사람은 제각각"이라고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21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진은 참가자 87명의 뇌 내측 전전두엽 피질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분석했다. 뇌 내측 전전두엽 피질은 상상과 감정에 관여한다. 뇌의 어떤 영역이 작동하면 그쪽으로 피가 몰린다. fMRI는 뇌 영상에서 해당 영역을 마치 불이 켜진 것처럼 보여준다.

참가자들은 "당신은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날 것입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10초쯤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했다. 직장 해고 같은 부정적인 미래나 중립적인 미래도 떠올렸다.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것을 떠올리며 fMRI를 촬영하고 각자 삶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긍정적인지 측정하는 설문지를 작성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사람은 뇌가 활동하는 형태가 비슷했다. 반면 부정적인 사람은 뇌 활동 패턴이 독특하고 다양했다. 연구진은 "부정적인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미래를 상상한다"고 했다.

긍정적인 사람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명확하게 구분할 줄 알았다. 좋은 일은 생생하게 떠올리며 강조했고 나쁜 일은 심적으로 거리를 뒀다. 부정적인 사람은 이런 걸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부정적인 사람은 저마다 뇌 활동 차이가 있다"고 했다.

참고 자료

PNAS(2025), DOI :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5111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