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내 복제약(제네릭) 가격이 해외 주요국보다 높다며 국내 약값(약값) 체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정 후보자에게서 받은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국가별로 경제 규모, 약가 제도, 건강보험 체계가 상이해 실질적인 약가 비교는 어려우나, 국내 제네릭 약가는 해외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으로 최적의 약제 급여를 제공하기 위해 적정 수준의 약가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제네릭 판매를 통한 수익이 신약 개발 투자로 선순환되고, 과도한 경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약가 보상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복제약의 가격은 오리지널 약의 72~85% 수준으로 시작하지만, 다수 업체가 출시하고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실질적인 거래가는 오리지널의 40~5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
보건복지부 고시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약제 관리제도 안내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초로 등재되는 제네릭 약값은 오리지널 약값의 85%, 이후 등재되는 제네릭 가격은 첫 복제약의 85% (약 72.25%)로 책정된다.
심평원의 실거래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 상한가 대비 평균 실거래가 비율이 60% 미만인 제네릭이 상당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는 보고서를 통해 제네릭 제품 수가 많고 시장 경쟁이 치열한 성분 군의 경우 실제 유통가가 오리지널 대비 40~50% 수준까지 낮아지는 경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은 제네릭 간 경쟁을 유도해 가격이 급격히 낮아지는 구조다.
미국은 첫 번째 제네릭은 오리지널 약 대비 약 80~90%의 가격으로 출시되지만 이후 35개 업체 이상이 제네릭 시장에 진입하면 제네릭 약값이 오리지널 약의 10~20% 수준까지 떨어진다. 일본은 정부가 약가를 정하고 2년마다 약가를 재조정한다. 제네릭은 오리지널 약 대비 약 50% 가격으로 등재되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약가가 인하되는 식이다.
제약업계는 제네릭 약값 인하가 R&D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국내 제약사가 제네릭에 의존하고 있는 경영 구조"라며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R&D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