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SCD)가 있는 청소년이 모바일 게임을 하면 사회성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의사소통과 감정 교류가 어려운 발달 장애로 반복적인 행동을 하거나 특이한 주제에 관심을 갖는다.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는 언어·비언어적 신호를 이해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다.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모바일 게임으로 만든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청소년의 사회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는 일본 '정신신경학회 학술지'(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에 지난 4월 실렸다. 유재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최태원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연구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지난 2023년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10~18세 청소년 38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앞서 병원에서 약물 치료, 심리 치료, 사회 기술 훈련을 받았다. 연구팀은 청소년을 기존 치료를 받는 그룹(19명)과 여기에 모바일 게임까지 병행해서 치료받는 그룹(19명)으로 나눠 6주간 관찰했다.
모바일 게임은 디지털 치료제 개발업체인 뉴다이브가 개발한 'NDTx-01' 스마트폰 앱(app·응용프로그램)을 사용했다. 학교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임무를 수행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이다. 예를 들어 친구와 처음 만났을 때를 가정하고 적절한 반응을 선택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 모바일 게임을 병행한 치료 그룹이 사회성이 훨씬 좋아졌다. 의사소통, 사회성, 일상 생활을 종합한 적응행동조합 평가에서 모바일 게임을 병행한 그룹은 점수가 5.89점 증가했다. 기존 치료 그룹은 점수가 1.21점 늘었다.
사회성만 평가한 결과 모바일 게임을 병행한 그룹은 6.05점, 기존 치료 그룹은 0.42점 증가했다. 일상 생활 능력의 경우 모바일 게임을 병행한 치료 그룹은 4.16점 늘었으나 기존 치료 그룹은 오히려 0.74점 낮아졌다.
정유숙 교수는 "게임에 대한 흥미를 기반으로 환자가 몰입하게 돼 치료 효과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지속적인 대면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진 지도하에 가정에서 스마트폰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참고 자료
PCN(2025), DOI : https://doi.org/10.1111/pcn.13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