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4월 1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연합뉴스

암 생존자가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되면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9%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초미세먼지 노출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초미세먼지의 영향이 상쇄된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암 진단 후 3년 이상 생존한 3만9581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암을 진단받고 최소 3년 이상 생존한 사람 중에서 2015년 이후 심혈관질환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발생 전과 후 초미세먼지 노출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이전에는 초미세먼지 일(日)평균 농도가 10μg/m³높아질 때마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3% 올랐고, 초미세먼지 노출량에 따라 발병 위험이 최대 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3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시작된 후에는 초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이 크게 약화해 사실상 사라졌다.

마스크 착용, 외출 자제, 재택근무 등으로 초미세먼지 노출량이 줄어든 게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코로나19 당시 전 세계에서 공장 가동률과 교통량이 감소하면서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 자체가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 노출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환경의 변화가 암 생존자와 같은 건강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봤다.

박상민 교수는 "암 생존자는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특성이 있어 초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요인에 대한 일상적 노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현영 교수는 "미세먼지를 흡입하면 장내 미생물군 변화, 폐 염증, 전신 염증 반응 증가되고 이는 부정맥, 혈관내피기능장애(Endothelial Dysfunction)와 같은 심혈관질환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암 생존자의 건강 관리는 일상 생활과 환경 요소에 의해 달라질 수 있어 통합적인 건강 관리를 조언해 줄 수 있는 암건강 클리닉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Atmospheric Pollution Research(2025), DOI: https://doi.org/10.1016/j.apr.2025.102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