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2028년까지 중증 난치성 질환 진료 중심의 의료기관으로 대전환을 완수하고, 미래 의료를 구현하기 위한 4병원을 경기도 화성 동탄에 설립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고려대의료원은 이날 오전 서울 고려대 의과대학 제1의학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2028년은 고려대의료원 설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에 참여해, 안암병원·구로병원·안산병원 등 3개 산하 병원이 모두 2025년 1기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됐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도와 난도 높은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하고, 경증 환자는 지역 병의원들과 협력해 진료하도록 하는 정책 사업으로, 지난해 10월 정부 주도로 시작됐다. 연구중심병원은 '연구·개발(R&D)-중개·임상연구-사업화-제품개발-진료'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한 병원을 뜻한다.
이날 윤 의료원장은 "고려대의료원이 국내 의료계 최초이자 최다인 3개의 연구중심병원을 보유한 단일기관이 됐다"면서 "가장 어렵고 힘든 질병 치료에 집중하고 연구 중심 선순환 성장을 통해 의료계에서 한 차원 높은 역할을 수행하는 게 고려대의료원의 미래혁신 구상"이라고 밝혔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 3년간 수주한 외부 연구과제가 5000억원이 넘는 규모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지식재산권 출원 건수는 1200건, 계약한 정액기술료도 무려 627억원에 달한다. 고려대의료원은 이날 산하 3개 병원의 연구 기능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암·구로·안산병원에서 데이터 안심 활용센터, 개인정보 라이프사이클 관리, 모바일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 등 스마트 의료환경을 더욱 고도화하고, 최신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결합시켜 난치성질환 정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재 고대 안암병원은 의생명공학·정밀의학·스마트헬스케어·의료데이터를 4대 중점 연구 분야로 설정해 산하 11개의 R&D 센터를 운영하며 전주기 연구 수행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구로병원은 중점연구플랫폼을 포함한 개방형 실험실, G밸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사업을 운영하며 산·학·연과의 개방형 융합연구 인프라를 구축했다. 안산병원도 연구 공간을 새롭게 증축하고 동물실험과 세포실험 시설을 확대해 현재 30개 이상 첨단 공동연구 장비를 운영 중이다. 기업부설 연구소 승인도 획득해 연구 성과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의료원은 지난 2021년 출범한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의 감염병 백신 R&D 기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앞서 백신 개발에 써 달라고 100억원을 기부한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 회장의 이름을 딴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을 이곳에 세웠다. 이곳에는 위험한 신종병원체를 안전하게 다루면서 백신을 연구할 수 있는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ABL3) 시설과 중앙실험실, 고가의 첨단 장비가 구축돼 있다.
이날 새 병원 건립 계획도 발표됐다. 고려대의료원은 화성시 동탄 지역을 새 병원 후보지로 낙점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병원 건립 공모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의료원장은 "미래 의료를 구현하기 위해 최신 의료 기술과 스마트 시스템을 갖춘 4병원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며 "고려대의료원의 4병원 건립 후보지는 당초, 과천, 남양주를 고려했으나 경기 동탄 지역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