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인도에서 확산하고 있는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에 대해 정부가 “최근 4주간 검출률은 다소 증가했지만, 아직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9일 오후 열린 ‘3차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 모두발언에서 “질병청은 2014년부터 HMPV를 제4급 급성호흡기 감염증 표본 감시대상으로 지정해 매년 감시를 지속해왔다”며 “국내외에서 아직 예년보다 큰 유행 등 특이 동향은 관찰되지 않아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4주간 HMPV 검출률은 지난해 49주차(12월 1~7일) 3.2%에서 52주차(12월 22~28일) 5.3%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 청장은 “HMPV를 포함한 급성호흡기감염증의 발생 동향을 매주 국민·의료계와 공유하겠다”고 했다.
최근 겨울철 한파가 본격화하면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첫째 주 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1000명당 99.8명으로, 호흡기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3~18세 청소년층에서 1000명당 177.4명, 7~12세에서 161.6명으로 학령기 아동·청소년층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 청장은 “그동안 인플루엔자 감염자가 거의 없었던 데다, 기온이 최근 갑자기 떨어진 점, 현재 인플루엔자의 2가지 유형인 A(H1N1)와 A(H3N2)가 동시에 유행 중인 점 등으로 인해 환자 수가 최근 크게 늘었다”며 “향후 1~2주 이후 유행이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코로나19감염증(코로나19)은 지난해 8월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세를 이어오다, 최근 4주간 입원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이달에 코로나19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동절기 유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첫째 주 환자 수는 57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13명)보다 약 34.1% 높았다. 특히 최근 4주간 RSV 입원환자 중 0~6세가 77.4%로 확인됐다.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 청장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집중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부터 호흡기 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가동해, 복지부·지자체와 호흡기 감염병 발생 상황과 환자 진료 대책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인플루엔자 환자 수를 연령대로 보면, 백신 접종률이 높은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환자 수가 1000명당 35.1명인 반면, 접종률이 낮은 12세 미만 소아의 겨우 112.5명으로 차이가 크다”며 “백신 접종이 인플루엔자 감염 예방에 확실하게 효과가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르신, 임신부,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인플루엔자 백신접종에 꼭 참여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지 청장은 “호흡기 감염증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를 팬데믹(감염병의 대유행)에 대비해 충분한 양을 비축하고 있다”며 “의약품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정부 비축분의 일부를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