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 제43대 의협 회장선거 후보자합동설명회(정견발표회-중앙)가 진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의사를 대변하는 유일한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차기 회장은 새해 정부와의 의대 증원 협의를 비롯해 의료 공백 해소와 의학 교육 정상화라는 중대한 도전 과제를 안게 됐다.

의협 제43대 회장 선거는 오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동안 치러진다. 후보자는 기호순으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교수),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의협 전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이다.

1차 투표 결과 과반을 얻은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를 기록한 후보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이달 7~8일 진행되며, 8일 개표로 당선인이 확정된다. 이번 선거로 향후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 방향이 정해질 전망이다.

강희경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가 강경파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의협의 대정부 투쟁은 한층 더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 후보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당장 사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해결이 시급한 문제는 의료 공백 해소와 의학 교육 정상화다. 의료 공백은 내년에도 장기화할 전망이다. 오는 9~10일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이 치러지지만,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국시를 거부하면서 내년에 배출되는 신규 의사는 올해보다 약 3000명 줄어들 예정이다. 2월에는 전문의 자격시험 1차 필기시험도 예정돼 있지만, 병원을 떠난 전공의 대다수가 병원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어 전문의 배출도 중단될 위기다.

휴학한 의대생 3000여 명이 내년에 복귀한다고 해도 문제다. 내년도 신입생 4610명까지 포함하면 예과 1학년 수업을 받는 학생 수는 기존 규모의 두 배가 넘는 7500명 이상이어서 제대로 된 의학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탄핵 정국으로 중단된 의료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만큼, 정부와의 협의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신년사를 통해 “의료 공백을 해소하고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 개혁을 착실히 추진하겠다”라며 “국민과 의료인 모두가 공감하는 우수한 의료 인력 양성체계를 마련하고 지역·필수 의료가 더는 소외되지 않도록 의료전달체계와 보상 체계를 획기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