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홍합 접착단백질 기반의 흡입형 점막 접착성 나노항암치료제 모식도, 아래는 폐암 동물 모델에서의 치료 결과./포스텍

홍합의 접착력에서 영감을 얻은 폐암 치료용 흡입형 생체 나노입자가 나왔다.

차형준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교수와 정연수 박사 연구팀은 경북대 첨단기술융합대학 의생명융합공학과 조윤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폐암 치료용 흡입형 생체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폐암은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다. 전체 폐암의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 폐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치료가 까다롭다. 기존 항암제는 일반적으로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되어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조직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폐에 약물을 직접 전달하는 '흡입형 치료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폐의 점막 장벽과 면역세포가 약물 전달을 방해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연구팀은 수중 접착력이 강한 홍합 접착단백질을 활용해 폐암 치료에 적합한 점막 접착성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홍합의 '족사단백질 1형(fp-1)'에 단백질의 생합성에 쓰이는 아미노산인 시스테인을 추가해 강한 접착력을 유지하면서 폐암 세포 주변에서 약물을 선택적으로 방출할 수 있도록 했다. 홍합 단백질이 가진 생체적합성과 생분해성, 면역 적합성 덕분에 안전성을 높이면서 항암물질의 체류시간도 늘렸다.

이 기술은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손쉽게 약물을 흡입해 자가 투여할 수 있어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폐암 치료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형준 교수는 "이 기술은 폐암 치료의 정밀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Biomaterials(2024), DOI : https://doi.org/10.1016/j.biomaterials.2024.123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