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흔한 암이자 여전히 생존율이 낮은 암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대장암 환자가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2월 26일 발표한 '2022년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2022년에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12.0%)이었고, 바로 다음이 대장암(11.8%)이었다. 대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4.6%로 위암(78.4%)보다도 낮다.
리 시옹(Li Xiong) 중국 중산대 교수 연구진은 "장에서 세포 대사를 돕는 GPT1 효소를 늘려 대장암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발표했다. 이 효소가 종양성 용종(선종)이 대장암으로 발전하지 못하게 막는다는 것이다. 이미 해당 효소 발현을 높이는 화합물도 찾아 대장암 예방 치료제를 개발할 길도 열었다.
대장암은 맹장과 직장 사이의 결장 내벽에서 발견되는 선종에서 비롯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종이 유전적 돌연변이와 대사 변화의 영향으로 불안정해지고 결국 종양으로 바뀐다. 하지만 선종이 왜 종양으로 변형되는지, 그리고 여기에 어떤 요인이 영향을 끼치는 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중산대 연구진은 대장암 환자 6명으로부터 정상 점막과 선종, 암 조직을 함께 채취했다. 이후 RNA의 유전정보인 염기서열을 해독해 각 조직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했다. 정상 조직이 진행성 선종, 대장암 조직으로 변할수록 4개 유전자는 점진적으로 발현이 증가했고, 반대로 17개 유전자는 점진적으로 발현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특히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중 하나인 글루타민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GPT1 효소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 대장암이 진행된 환자일수록 GPT1 양이 적은 것을 확인했다. GPT1 발현은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과도 유의미한 상관 관계가 있었다. 리 시옹 교수는 "대장 선종이 암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GPT1이 감소한다는 사실은 바꿔서 말하면 GPT1이 종양 억제 인자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대장암 세포에서 GPT1 발현을 늘리는 실험을 했다. GPT1이 과발현된 종양 세포는 증식이 억제됐다. 생쥐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대장암에 걸린 생쥐에서 GPT1 효소를 늘리자 종양의 성장이 늦춰지고 생존율도 높아졌다.
대장암 치료에 쓸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도 찾았다. 연구진은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인공지능(AI) 알파폴드를 이용해 GPT1을 활성화할 수 있는 화합물을 찾았다. 알파폴드를 이용해 GPT1 단백질 결정 구조를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2만여 종의 화합물 가운데 GPT1 활성을 높일 수 있는 화합물을 추렸다. 이렇게 선별한 5개의 화합물 중에 폴리우모사이드(poliumoside)가 실제 GPT1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 시옹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GPT1 활성제인 폴리우모사이드를 통해 대장암 진행을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새로운 대장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2025), DOI : https://doi.org/10.1126/scitranslmed.adp9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