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의 해' 을사년(乙巳年)이 밝아온다./자생한방병원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시니어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乙巳年)을 이틀 앞두고 국내 병원들이 뱀처럼 유연한 건강관리법을 소개했다. 뱀은 십이지(十二支) 동물 중 여섯 번째로, 허물 벗기를 반복해 영생·불멸·장수·다산 등 건강을 상징하는 동물로 알려졌다.

30일 자생한방병원은 뱀처럼 유연한 허리를 가질 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제안했다. 신체의 중심축인 허리 건강이 무너지면 전체적인 균형이 망가지고 각종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체의 중요한 신경이 대부분 허리를 통해 지나가기 때문에 허리를 다치면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뱀은 미끄러지듯 기어 가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척추 활동성이 가장 자유로운 동물이다. 사람은 척추 뼈가 33개인 반면 뱀은 종에 따라 200~400여개의 척추 뼈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방향으로 허리를 구부렸다 펴며 이동할 수 있다. 또한 뱀은 모든 척추 뼈에 갈비뼈가 붙어있어 내부 장기를 보호하고 유연성과 이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허리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 운동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주기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법으로는 '기립근 스트레칭'을 소개했다. 두 손으로 허리 높이의 구조물을 잡고 엉덩이를 뒤로 빼 상체를 천천히 숙인다. 이때 상체가 말리지 않도록 복부에 힘을 주고 기립근 수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추 근육이 이완돼 허리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며 언제,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어 허리 관리법으론 제격이다.

기립근 스트레칭을 반복하면 허리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자생한방병원

반면 뱀처럼 턱을 크게 벌리지는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뱀의 턱은 인간의 턱과 달리 아래턱뼈(하악골)가 하나로 구성돼 있지 않고, 중앙이 분리돼 두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두 조각은 매우 탄력적인 인대와 연결돼 독립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 아울러 위턱뼈는 두개골에 느슨하게 연결돼 있어 앞뒤로 폭넓게 움직일 수 있다. 뱀이 턱을 150도까지 벌려 자신보다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간은 뱀처럼 턱을 크게 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입을 크게 벌리면 턱을 둘러싼 근육과 뼈, 관절의 배열이 틀어져 나타나는 턱관절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질긴 음식을 자주 먹거나 옆으로 눕고 이를 가는 잠버릇 등도 원인이 된다. 주요 증상으로는 입을 벌릴 때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며 통증이 발현된다. 조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통증이 얼굴 전체로 퍼지고 안면 비대칭, 이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새해 건강 관리를 위해 갑작스럽게 생활 패턴을 변화시키려는 계획보단 천천히 건강 습관을 다지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온몸이 유연한 뱀처럼 척추와 턱 등 부위별 관리로 건강한 을사년을 맞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면서 퇴행성 질환인 무릎관절염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강승백 강남베드로병원 무릎관절센터장은 "날씨 변화와 관절통과의 밀접한 관계는 많은 환자에서 확인된다"며 "관절염 환자의 관절이 겨울철 더 뻣뻣해지고 아픈 이유 중 하나는 혈류 순환의 감소"라고 말했다./픽사베이

이날 강남베드로병원도 뱀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무릎 관절 건강을 강조했다. 최근 고령화 사회로 무릎 관절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생활 속 무릎 관절염 관리에 대한 관심과 예방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한파와 폭설은 무릎 관절 건강을 위협하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춥고 흐린 날씨는 관절염과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눈이 내리거나 흐린 날씨 등 저기압 환경에서는 통증이 특히 더 커지기도 한다.

강승백 강남베드로병원 무릎관절센터장은 "날씨 변화와 관절통과의 밀접한 관계는 많은 환자에서 확인된다"며 "관절염 환자의 관절이 겨울철 더 뻣뻣해지고 아픈 이유 중 하나는 혈류 순환의 감소"라고 말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 내 관절액의 점성이 늘어나고 사지의 신경과 혈관이 수축되는데, 심장을 비롯한 주요 장기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한 생리 반응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팔과 다리의 혈류 순환이 감소하고 그 결과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관절염 통증은 기압 변화의 영향도 받는다. 흐린 저기압 날씨에는 조직이 미세하게 팽창하는데, 특히 관절 조직의 팽창은 주위 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민감한 관절염 환자가 저기압 날씨를 미리 알아챌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이러한 현상을 날씨 관절염(weather arthritis)이라고 부른다. 춥고 흐린 겨울 날씨가 관절염 환자를 괴롭히기 쉬운 이유다.

강 원장은 "겨울철에 심해지는 관절염 증상을 간과하거나 다른 원인으로 착각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고령화 사회 속 무릎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들 질환의 증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일상 속에서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