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수술용 장비를 만드는 의료기기 기업 솔렌도스는 지난 9월 자체 개발한 수술용 기복기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았다. 기복기는 내시경을 이용한 복강경 수술 때 복부에 가스를 주입해 팽창시켜서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 의료기기다.
솔렌도스는 기복기와 함께 내시경 수술의 3요소인 카메라와 광원 기술을 모두 보유한 의료기기 기업이다. 이번 식약처 허가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다. 솔렌도스 관계자는 "국내에서 수술용 기복기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현재 수술용 내시경 장비는 미국과 독일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으로서 해외 시장에서 이들과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내시경 수술용 장비는 매년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분야다. 내시경은 크게 연성과 경성 내시경으로 나뉘는데, 솔렌도스가 집중하는 건 경성 내시경 분야다. 전 세계 경성 내시경 시장은 2022년 70억달러에서 2032년에는 150억달러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복 수술보다 복강경 같은 최소침습수술이 많아지면서 경성 내시경 시장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1998년 설립된 솔렌도스는 내시경 수술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제작, 공급하는 의료기기 기업이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에 필요한 기복기를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솔렌도스 관계자는 "독일 의료기기 기업인 MGB사와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정교한 기술력과 엄격한 품질 기준을 준수해 왔다"며 "오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솔렌도스의 기복기가 시장에 나오기 까지는 G밸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의 도움도 컸다. G밸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는 서울시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함께 구로·금천구 일대 G밸리에 뿌리를 둔 의료기기 기업들을 돕기 위해 출범했다. 솔렌도스는 기복기의 식약처 허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적합성 테스트를 진행할 때 G밸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솔렌도스 관계자는 "G밸리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가 적합성 테스트를 받기 위해 필요한 2000만원의 재정적인 지원을 해준 덕분에 일정에 맞춰서 효율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표준인증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며 "식약처 인증을 획득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솔렌도스는 수술용 기복기 뿐만 아니라 척추내시경수술 장비와 동물 복강경 수술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또 종양 제거 수술에 쓰이는 형광 내시경 장비도 개발 중이다. 솔렌도스 관계자는 "반려동물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수술 케이스가 급증하고 있다"며 "동물용 복강경에 적합한 사이즈의 내시경을 공급하는 등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