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다이어트 약’을 판매·유통해온 건강기능식품 업체 닥터블릿헬스케어가 허위·과장광고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닥터블릿 홈페이지

하루 3알 먹으면 살이 빠진다고 다이어트 약을 판매·유통해온 건강기능식품 업체 닥터블릿헬스케어가 허위·과장광고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식약처)부터 행정처분 의견을 받았다. 이 업체는 유튜브 광고에서 의사와 약사를 사칭하며 “기상 후, 식사 전, 잠들기 전 등 하루 3알을 먹으면 1알당 900킬로칼로리(㎉)가 소모된다”고 광고했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식약처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지난 17일 관할 지자체인 강남구청에 닥터블릿에 대한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해당 업체는 게시물 차단 조치는 물론 과징금 부과, 영업 정지 등의 조치를 받을 예정이다.

닥터블릿은 다이어트 제품군인 ‘푸응’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배우 최지우를 전속 모델로 내세우며 홈쇼핑, 올리브영, 네이버, 쿠팡 등 여러 유통 플랫폼에서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 업체는 지난해 의사와 약사가 등장해 해당 제품을 홍보하는 유튜브 광고를 게재했다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로부터 고발당했다. 두 단체가 확인한 결과 영상에 등장한 두 인물은 배우였고, 의사와 약사를 사칭해 허위·과장광고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닥터블릿이 판매 중인 다이어트 건기식 '푸잉' 제품군./닥터블릿 홈페이지

의협·약사회의 고발에도 식약처는 최근까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장 의원이 지난 10일 열린 국회 복지위의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오유경 식약처장에 문제를 제기하자 반응을 보였다. 당시 장 의원은 유튜브 광고 외에도 업체 광고물에 허위 사실이 많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이 업체는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불포화지방산 식물성 다이어트 원료인 공액리놀레산(CLA)을 36년 동안 연구했다고 광고했지만, 업체는 2021년 설립해 사실상 허위 광고에 해당한다. 또, CLA의 체지방률과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며 인용한 해외 논문은 출처가 불분명하고, 확인된 논문도 해당 효과에 대한 내용이 없어 허위로 기재한 것을 확인했다.

오 처장은 지난 10일 국감에서 “광고를 찾아 바로 조치하겠다”고 답했고, 실제로 7일 만에 업체 관할 지자체인 강남구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 관계자는 “해당 업체는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보조 식품을 판매하면서, 마치 이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 광고를 했다”며 “관할 지자체에서 해당 광고들이 사전 심의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해 이달 안으로 적절한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닥터블릿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에 대한 모니터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건기식 업체들의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다이어트 관련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최근 관심이 높아진 비만 치료제에 대해서도 늑장대응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에 출시됐을 때 식약처는 온라인 불법 판매·광고 행위를 한 달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소셜미디어에는 이미 버젓이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를 입수해 판매·홍보해 허점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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