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공부 잘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해당 약물을 복용하는 10대 청소년이 늘었다. 하지만 ADHD가 아닌 청소년이 이 약물을 복용하면 오히려 과잉행동이 나타나고 심각한 경우 중독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의들은 ADHD로 진단받은 청소년만 처방대로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픽사베이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가 올해 상반기에 처방받은 환자가 이미 지난해 전체 처방 환자 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청소년의 처방이 크게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마약류 월간 동향 9월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 수는 25만684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기간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환자 28만663명의 약 90%에 해당하는 수치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집중력과 각성을 높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콘서타’다. 이 약물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 농도를 증가시킨다. 그 결과 주의력·행동을 제어하는 뇌 활동이 활성화한다. 약을 복용하면 30~60분 안에 효과가 나타난다.

6세 이상 소아·청소년의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등 증상을 나타내는 정신과 질환인 ADHD 치료에 활용되지만, ADHD가 아닌 사람이 이 약물을 복용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전문가들은 메틸페니데이트가 집중력·기억력 등 인지 기능을 높인다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오남용할 경우 두통, 불면증 등 부작용은 물론 심각한 경우 환각, 망상, 자살 시도까지 나타날 수 있어 청소년들의 복용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이 약을 처방받은 10대 이하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환자를 성별·연령별로 나눈 결과, 10대 이하 남성이 8만5106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성은 10대 이하 처방 환자 수가 올해 상반기 총 3만2780명으로, 20대 여성(3만5773명)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식약처는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가 대폭 증가한 원인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환자 접근성이 증가한 영향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