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연구진이 흡연이 패혈증 발생 위험을 높이며, 흡연 기관과 양에 비례해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흡연 구역에서 시민들이 흡연을 하는 모습./뉴스1

국내 연구진이 흡연이 패혈증 발생 위험을 높이며, 흡연 기관과 양에 비례해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한상훈·이경화·이은화 감염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423만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9년 1월~12월 건강검진에 참여한 참가자들 중 패혈증이 발생한 적이 없는 사람 388만195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중 234만2841명은 흡연 경험이 전혀 없었고, 53만9850명은 과거 흡연을 했다가 끊었으며, 나머지 99만9267명은 흡연 중이다. 연구진은 이들의 흡연 여부를 조사함과 함께, 이들에게 10년간 패혈증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패혈증 발생 위험이 크고, 같은 흡연자라도 흡연기간이 길거나 흡연량이 많으면 그 위험이 더 커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거 담배를 매일 1갑씩 10년 미만으로 피웠다가 끊은 그룹(10갑년 미만군)은 22만9757명 중 2910명이 패혈증이 발생했다. 1000인년당 조정된 패혈증 발생률(IR)이 1.25인 셈이다. 담배를 매일 1갑씩 20년 이상 피운 20갑년 이상군은 16만3323명 중 6496명이 패혈증이 발생했다. IR이 4.08에 달했다.

현재 흡연 중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10갑년 미만 흡연군 35만7115명 중 3144명이 패혈증이 발생해 IR 0.86을 기록했으나 20갑년 이상군은 34만1904명 중 1만962건 패혈증을 겪어 IR 3.26으로 높아졌다.

연구진은 건강 검진을 했을 시기에 흡연 여부를 따지지 않고 평생 누적한 흡연량이 패혈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도 살폈다. 모든 연구 대상자를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알코올 섭취 등 여러 변수를 모두 대입해 조건을 보정하고, 단순 흡연 지속 기간으로만 패혈증 발생 상관성을 따졌다. 그 결과 현재 흡연 여부와 무관하게 흡연 기간이 길면 길수록 패혈증 발생 위험도가 비례하여 증가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시간이 지날수록 흡연 기간에 따라 패혈증 발생 위험이 높아짐도 확인했다. 10년에 걸친 추적관찰 기간 중 현재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30갑년 군의 패혈증 발생 위험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비흡연군 234만2841명의 패혈증 위험도를 1.0이라고 기준점에 놓았을 때 흡연 30갑년 이상인 집단 24만9001명 중 1만1347명이 패혈증을 겪어 위험도 1.344를 기록했다.

한상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흡연이 패혈증 발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임을 증명했다”며 “만성질환이나 생활 습관과 무관하게 흡연 자체가 패혈증 발생을 높이며, 흡연 유지 기간과 흡연량에 비례해 위험도 역시 커졌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30갑년 이상 흡연한 경우, 또는 30갑년 이상 흡연한 후 현재 끊었지만 65세 이상인 경우에는 패혈증 발생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사회적으로 지속적인 금연 정책을 펼쳐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경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월 19일 국제 학술지 ‘역학·국제보건학회지’에 실렸다.

참고 자료

Journal of Epidemiology and Global Health(2024), DOI: https://doi.org/10.1007/s44197-024-00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