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은 분당차병원 신경과 교수와 중국 서북공업대학교 인공지능(AI)팀 공동 연구진은 근감소증이 파킨슨병 환자의 몸이나 얼굴이 흔들리는 이상운동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분당차병원

근육량이 줄고 근육 기능이 떨어지는 근감소증이 파킨슨병 환자의 몸이나 얼굴이 흔들리는 이상운동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파킨슨병은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만큼, 근감소증 예방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추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영은 분당차병원 신경과 교수와 중국 서북공업대 인공지능(AI)팀 공동 연구진은 특정 질환과 관련한 유전자 변이를 알아내는 방법인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WAS) 연구를 통해 근감소증으로 인한 악력(손아귀 힘)과 근육량 감소가 파킨슨병의 진행 또는 이상운동증의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치료제인 ‘레보도파’는 도파민성 약물로, 장기간 복용할 경우 이상운동증을 비롯한 부작용이 있다.

근감소증은 낙상, 치매, 당뇨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으로, 환자 5명 중 1명에게는 심각한 근감소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근감소증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은 관찰역학 연구의 한계로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공동 연구진은 인과 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통계적 방법인 멘델 무작위 분석법을 통해 근감소증 관련 특성과 파킨슨병 사이의 인과 관계를 조사했다. 영국 바이오 뱅크에 등록된 37만3042명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이들의 악력 감소와 이상운동증 발병 위험 간의 유의미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파킨슨병 약물 치료 도중 발생하는 약물 유발 이상운동증은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들이 겪는 장기 합병증으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근감소증을 호전시키는 근력운동, 충분한 양질의 단백질 섭취, 류신 및 비타민 D 보충이 중요하다”며 “근감소증을 완화하는 약물 치료제 개발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새로운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NPJ 파킨슨병 최신 호에 실렸다.

참고 자료

NPJ Parkinson’s Diseas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31-024-007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