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역대 처음으로 2년 연속 건강보험료율을 동결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 모습./연합뉴스

정부가 역대 처음으로 2년 연속 건강보험료율을 동결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2025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와 같은 7.09%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역대 4번째 동결인데, 2년 연속 보험료율을 동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 필수의료 투자를 비롯해 의료개혁 추진에 많은 예산이 필요한 만큼, 그간 일정 수준의 인상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복지부는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국민 경제의 보험료 부담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속되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한 국민 경제의 보험료 부담 여력과 건강보험 제도 도입 이래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건강보험 재정 여건을 고려해 보험료율은 올해와 같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동결 결정으로 보험료를 내야 하는 가입자들의 부담은 덜었지만 건보 재정에 대한 부담은 커지게 됐다.

2022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건강보험 진료비는 105조85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진료비 중 65세 이상 고령층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3.2%에 달한다. 건보 재정 지출의 경우 전년 대비 2020년 4.1%, 2021년 5.3%, 2022년 9.6%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재정 전망·운영을 보면 당기수지는 2024년 2조6402억원, 2025년 4633억원 흑자를 기록하다가 2026년부터 3072억원 적자로 전환돼 2028년에는 1조5836억원으로 적자 폭이 늘어나게 된다.

복지부는 보험료율을 유지하더라도 필수의료에 대한 건보 투자는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중증, 고난도 필수진료, 응급, 야간·휴일, 소아·분만, 의료취약지의 6대 우선순위 중 집중 보상이 필요한 분야에 공공정책수가 도입 등 올해 1월부터 1조2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정부는 2028년까지 10조원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박 차관은 “보험료율이 동결돼도 당초 계획된 필수의료 투자는 차질없이 이행 중”이라며 “보험료가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재정 누수 방지 등 재정 관리를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제도 운영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