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참석자들은 31일 정부와 정치권에 “의대증원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을 통해 의대증원이 마무리됐음을 공식화한 바 있다.

단식투쟁 중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왼쪽)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4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의협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투쟁선언문을 발표한 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해 논의했다.

김성근 의협 대의원은 투쟁선언문에서 “대통령이 의대증원이 마무리됐다고 한다. 수시 모집이 곧 시작되지만 선발은 12월”이라며 “수시 모집이 정원 확정이라고 미리 (고개를) 떨구지 말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싸움은 선제공격을 한 쪽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치는 쪽이 지는 것”이라며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 싸움은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대의원은 “교수들이 힘겹게 버텨오던 대학 병원도 응급 의료부터 무너지고 있다. 연일 언론에서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이 일어날 거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며 “이런 꼴을 만들어 놓은 당사자들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날 총회에서 간호법과 의대증원 저지 등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6일부터 의대 증원과 간호법 입법 등 정부 의료 정책에 반발해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임현택 회장은 이날 총회의 인사말을 통해 “정부가 의사를 악마화하고 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절벽을 향해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달려가고 있다”며 “이제 단순히 의대정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간호법에 국한된 투쟁일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의 마지막 생명불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작은 윤석열 정권에서 했지만 우리는 의료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분명한 결착을 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 국회를 통과한 간호법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이번에 통과한 간호법에는 진료지원(PA) 간호사의 합법화 등이 핵심 내용으로 담겨 있다. 의협 대의원회의 김교웅 의장은 “법과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채 통과시키라는 명령하에 일사불란하게 아무 생각도 없이 친위부대처럼 (간호법을) 통과시켰다”며 “우리 모두는 10년 후를 생각해 사즉생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병원장과 병원의 보직을 가진 의대 교수를 향해 “단지 의사가 환자 곁에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조차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개원의들에게는 “젊은 의사들에게 선배 의사들의 행동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간이다. 지금 바로 일어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