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을 끓일 때 인삼과 황기를 왜 함께 넣는 걸까.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진이 삼계탕에 과학적 원리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데이터부 이상훈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한의학에서 효능이 유사한 한약을 함께 처방하는 건 약물의 대사 경로를 증가시키고, 새로운 대사 경로를 활성화하는 상승 효과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지난 6월 실렸다.
한의학에서는 단일 한약재를 쓰기보다는 서로 다른 여러 한약재를 섞어서 치료하는 처방이 발달해 있다. 삼계탕을 끓일 때 인삼을 두 배 넣는 대신 인삼과 황기를 함께 넣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연구진은 이렇게 단일 약재의 양을 두 배로 넣는 것과 서로 다른 약재를 섞어서 넣는 것에 어떤 과학적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인삼이나 황기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함께 사용할 때 단백질 간 상호작용이 1.38배 더 높아졌다. 또 2개의 단백질과 89개의 새로운 상호작용이 활성화되는 것도 확인했다.
반면 종양의 성장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HIF-1α(저산소증 유도인자)'는 두 한약재를 혼합할 때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IF-1α 활성이 늘어나면 피로개선이나 신경세포 보호의 효과가 있지만, 암 환자에게는 종양 성장의 억제 효과가 감소하는 부작용도 있다.
연구진은 "한약재 약효는 한두 개의 발병 원리로 설명하기에 조심스럽지만, 암 환자는 삼계탕에 인삼이나 황기 중 하나만 넣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Journal of Ethnopharmacology(2024), DOI : https://doi.org/10.1016/j.jep.2024.118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