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하는 모습./뉴스1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6일 '한국형 ARPA-H(보건의료고등연구계획국) 추진단' 개소식을 열었다. 올해 신규로 추진하는 한국형 ARPA-H의 첫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연구과제를 공고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보건의료 분야 도전 혁신형 연구개발체계인 ARPA-H를 벤치마킹한 연구개발(R&D) 사업이다. 국가 난제를 해결하고 국민 건강과 의료시스템을 개선하는 게 목표다.

정부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올해부터 2032년까지 9년간 1조 1628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보건안보 확립, 미정복 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혁신, 복지·돌봄 개선, 필수의료 혁신 등 5개 임무를 수행한다.

정부는 지난 5월 이 중 보건안보 확립, 복지·돌봄 임무를 수행할 프로젝트 관리자 2명을 우선 채용하고, 각 프로젝트 매니저(PM) 주도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프로젝트 총 3개를 기획했다. '백신 초장기 비축 기술 개발'과 '백신 탈집중화 생산시스템 구축', '근감소증 멀티모달 치료기술' 개발이다.

'백신 초창기 비축 기술개발'은 백신 보관기간을 현재 3년에서 최소 10년 이상으로 연장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백신을 보관하는 기간이 제한적이고 사용 시기가 불확실해 지금껏 백신 비축전략 수립이 어려웠다.

'백신 탈집중화 생산시스템 구축'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백신을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백신 생산 전 과정을 한국에 맞게 현지화할 필요가 있다.

'근감소증 멀티모달 치료 기술 개발'은 기존 근감소증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치료 기술, 즉 바이오마커와 치료제, 디지털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근감소증 치료제는 근육이 감소하는 양을 40%에서 10%로 줄이는 데만 그쳤다. 근력과 근기능까지 개선하는 새로운 치료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들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과제 공고를 7월 26일∼8월 26일 실시해 9월 중 프로젝트 별로 연구기관 2∼4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들 3개 프로젝트에는 5년 동안 연구비 총 550억원이 지원된다. 11월에는 미정복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필수의료 혁신에 대한 연구과제도 공고한다. 자세한 내용은 복지부(www.mohw.go.kr)와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www.iris.go.kr),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종합정보시스템 누리집(www.htdream.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개소식에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우리 바이오헬스 기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첫 단추"라며 "사장되는 연구가 아니라 변화를 가져오는 연구, 우리 핵심 경쟁력이 될 기술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자들이 도전‧혁신적 연구개발 체계에서 역량을 자유롭게 펼쳐 성과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선경 한국형ARPA-H추진단장은 "첫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각 PM들이 단기간 도전적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세부 과제를 기획하느라 불철주야 노력했다"며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