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치료에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 사용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world Government Summit

최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처방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 받은 환자 수가 늘어났기 때문인데, 그중 직장인에 해당하는 30대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일 발표한 ‘2023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는 지난 2022년 22만 1438명에서 지난해 28만 663명으로 26.7% 늘었다.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전체 환자가 모두 1991만명으로, 전년 대비 45만명(2.3%) 늘었다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메틸페니데이트 1인당 처방량은 257정에서 260정으로 1.3%만 늘었지만, 처방 환자가 늘면서 같은 기간 처방량도 28.4% 늘었다. 연령별로는 10대 환자 수가 8만 6086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2022년 대비 증가 폭은 30대 환자가 40.78%(1만 3126명)로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학생과 젊은 성인들이 잘못된 생각으로 ADHD 약을 처방받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해 각성 상태로 만드는 약인데, 학원가에서 ‘공부 잘되는 약’으로 불리며 암암리에 팔린다. 하지만 단순히 집중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ADHD 약물을 복용했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22∼’23년 메틸페니데이트 처방환자 연령분포 및 전년 대비 증감율/ 식약처 제공

최근 스웨덴 연구팀이 2007∼2020년 ADHD 약물을 투약하거나 복용한 6∼64세 환자 27만 8027명을 평균 4.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1만 388명에서 심혈관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ADHD 약물 사용의 누적 기간이 길수록, 복용량이 고용량일수록 약물 비사용자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했다. 발생 위험도는 약물 복용 1년까지는 높아지지 않았지만 1∼2년은 9%, 2∼3년은 15%, 3∼5년은 27%, 5년 초과는 23% 높아졌다.

식약처는 메틸페니데이트의 안전사용기준을 ‘마약류의 오남용 방지를 위한 조치 기준’에 추가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ADHD로 진단받은 환자에게만 사용하며, 1회 처방 시 3개월 이내로 처방해야 한다. 식약처는 또 메틸페니데이트 오남용 우려 의료기관과 사용자에 대한 검·경 합동 기획 감시도 실시한다.

전체 의료용 마약류 처방 환자는 50대 환자가 21.2%로 가장 많았고, 60대와 40대가 각각 19.7%를 차지했다. 30대는 12.5%였다. 약 종류별로는 항불안제가 처방량의 48.5%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최면진정제, 항뇌전증제, 식욕억제제가 뒤를 이었다.

정부는 마약류를 잘못 보고하거나 보고하지 않은 취급자에 대해서는 모바일 메시지를 활용해 정확한 보고를 유도하고 있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의료용 마약류의 필수적 사용과 오남용 방지를 위한 안전한 사용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매년 마약류 취급 보고 정보를 분석하여 안내하고, 오남용 예방 교육과 홍보, 중독 치료와 사회 재활을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