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최근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 mRNA-1083에 대한 임상 3상을 마쳤다고 지난달 10일 홈페이지에 밝혔다. 사진은 모더나가 출시한 코로나19 mRNA 백신./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루엔자(독감)를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이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 mRNA-1083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마쳤다고 28일(현지 시각) 전했다.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발생한다. 두 바이러스 모두 유전정보를 리보핵산(RNA)에 담고 있는 RNA 바이러스로, 돌연변이가 잦아 매 시즌마다 새로운 변이가 등장한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담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상용화한 바 있다.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돌기 단백질을 만드는 mRNA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이다. mRNA 백신은 기존 백신에 비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더나에 따르면 mRNA-1083은 독감 백신 후보물질인 mRNA-1010과,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인 mRNA-1283이 섞여 있는 형태다. 즉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을 만드는 mRNA를 함께 넣은 것이다. 각 백신 후보물질은 앞서 독립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모더나는 50~64세과 65세 이상 각각 4000명을 대상으로 mRNA-1083 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mRNA-1083 효과는 두 연령대에서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와 3가지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 H3N2, B/Victoria)에 대해 백신을 따로 맞을 때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는 50세 이상 성인이라면 코로나와 독감 백신을 따로 맞는 것보다 mRNA-1083을 단독으로 맞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혼합 백신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영유아가 맞는 MMR백신이다. 이 백신은 홍역과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을 한꺼번에 예방한다. 혼합 백신은 한번에 여러 병원체를 차단한다는 이점이 있지만, 개발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의 유전정보만 알면 쉽게 개발할 수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제임스 타벤티란(James Thaventhiran) 박사는 지난 2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모더나는 기존 백신보다 개발 과정이 짧은 mRNA 백신으로 혼합 백신을 만듦으로써 기존 혼합 백신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RNA 기술은 무궁무진하며 mRNA 혼합 백신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곧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혼합 백신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참고 자료

Moderna, https://investors.modernatx.com/news/news-details/2024/Moderna-Announces-Positive-Phase-3-Data-for-Combination-Vaccine-Against-Influenza-and-COVID-19-/default.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