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pixabay

초콜릿과 단맛 간식에 DNA를 손상시키고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에 해를 줄 정도는 아니지만, 원재료를 굽거나 가공하는 과정에서 생겨 별도의 추적 감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루뱅 가톨릭대 생명분자과학기술연구소(LIBST) 연구진은 29일(현지 시각) "시판 중인 초콜릿과 크레이프, 와플, 케이크와 같은 달콤한 가공식품에서 발암 물질이 높은 수준으로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화학회(ACS)가 발간하는 '농업 및 식품 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발표했다.

초콜릿은 원료인 카카오 콩을 볶아서 만든다. 초콜릿 성분이 다른 성분과 고온에서 반응하면 특유의 향을 내는 '알파, 베타-불포화 카보닐 화합물'이 만들어진다. 알파, 베타-불포화 카보닐 화합물은 반응성이 높아 과량 섭취하면 DNA 손상과 암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버터 향을 내는 카보닐 화합물을 포함해 일부 향료 첨가제를 금지하고 있다.

연구진은 초콜릿과 가공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카보닐 화합물이 언제 만들어지는지 살폈다. 자체적으로 초콜릿을 만들면서 성분을 추적한 결과, 카카오를 볶고 카카오버터를 첨가하면 카보닐 화합물이 다량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특정 카보닐 화합물은 농도가 최대 40배 늘었다. 다행히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수준이었다.

이어 벨기에에서 판매되는 크레페와 와플, 케이크, 비스킷과 같은 간식 제품 22개를 조사했다. 이 중 크레이프와 케이크 제품에서 DNA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카보닐 화합물인 '2-퓨라논'이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 ㎏당 최대 4.3㎎(1㎎은 1000분의 1g)으로 1인당 하루 권장 기준치인 0.15㎎의 29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카보닐 화합물 농도는 제품에 들어있는 초콜릿 양과는 상관 관계가 없었다"며 "굽는 과정에서 2-퓨라논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퓨라논을 제외한 9가지 카보닐 화합물은 초콜릿보다는 적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건강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식품에 들어가는 향료 첨가제와 같은 물질을 모니터링해 카보닐 화합물이 어디서 나오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2024), DOI: https://doi.org/10.1021/acs.jafc.4c0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