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의료기관에서 쓴 진료비가 지난 2022년 사상 처음으로 120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진료비에서 건강보험이 부담해주는 비율은 65.7%로, 지난 2021년과 비교해 소폭 늘었다. 백내장,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 지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동네병원의 비급여 진료비가 예상보다 덜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2년 건강보험 환자의 총진료비는 120조 60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9조 5000억원(8.5%)이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전체 진료비에서 건보공단이 부담한 금액은 79조 2000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10.5%늘었다. 환자가 부담한 본인부담금은 23조7000억원, 비급여 진료비는 17조6000억원으로 각각 7.5%, 1.8% 증가했다.
전체 진료비에서 건강보험이 부담해주는 금액의 비율인 건강보험 보장률은 65.7%로 지난 2021년과 비교해 1.2% 포인트 늘었다. 정부가 백내장 관련 진료비에 대해 실손보험 지급기준을 강화하면서 비급여 진료비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덕분이다.
요양병원의 건보보장률은 67.8%로 3%포인트 줄었는데, 의원급의 건보보장률은 5.2%포인트 늘었다. 심장 질환, 뇌질환, 희귀중증 난치성 질환, 암 등 4대의 중증질환 건보보장률은 80.6%로 전년 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암 환자의 비급여 진료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공단은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의 건보보장률은 70.4%로 소폭 상승했고, 0~5세 아동의 건보보장률은 68%로 3%포인트 줄었다. 보건복지부는 "비급여 진료가 국민의료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며 "앞으로 비급여 관리와 실손보험 개선 방안을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