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의 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에 포함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이 심장마비의 위험을 줄이고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존 딘필드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심장내과 교수 연구진은 14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CO)에서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하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20%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호르몬으로, 혈당 수치를 낮추고 식욕을 조절하도록 돕는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전 세계 41국에서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인 45세 이상 성인 1만 7604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BMI가 이 정도면 비만으로 간주된다. 심장마비와 같은 심혈관 질환을 경험한 참가자들에게는 평균 40개월 동안 매주 세마글루타이드 2.5㎎ 또는 위약을 처방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은 8803명 중에서 6.5%에 해당하는 569명이 심장마비와 같은 심혈관 질환을 경험했다. 반면 가짜약을 처방받은 환자 8801명 중 701명(8%)이 심혈관 질환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위약 대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약 20% 줄인 것이다.
딘필드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또 다른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심혈관 질환 치료를 위해 세마글루타이드를 정기적으로 처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90년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 ‘스타틴’이 등장한 이후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 분야의 판도를 바꿀 또 다른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제이슨 하프로드 유럽비만학회 회장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만큼 널리 처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약물은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환자의 체중이 빠지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지방간염과 신부전, 수면무호흡증 치료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CC) 연례 학술대회에서 세마글루타이드를 포함한 위고비가 심부전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참고 자료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24), DOI: https://doi.org/10.1056/NEJMoa2307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