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건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광역학치료법으로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한 모습. 광감각제를 적용한 쥐는 대조군에 비해 균이 대부분 죽었다./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빛 치료는 정상 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고 항생제 내성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건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교수와 안지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위 점액층에서 헬리코박터균을 공격하는 광감각제 접합체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광감각제는 빛을 흡수해 주변 산소를 활성산소로 바꾸는 물질이다. 활성산소는 강력한 산화력으로 세균을 공격한다. 연구진은 이번에 헬리코박터균에 달라붙어 외막에 있는 특정 단백질을 인식하는 광감각제를 만들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염을 일으킨다. 위염이 지속되면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40~50%이다. 헬리코박터균으로 소화성 궤양이나 조기 위암, 위 림프종이 발생하면 항생제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항생제 내성을 보이는 헬리코박터균이 늘면서, 기존 치료법의 세균 제거 확률이 과거보다 81.8%나 줄었다.

연구진은 내시경으로 특정 파장의 빛을 위 상피세포에 있는 헬리코박터균에 직접 쏘는 광역학치료법을 개발했다. 광감각제는 내시경에서 받은 빛으로 활성산소를 만들어 헬리코박터균의 외막 구조를 무너뜨린다. 광역학치료법은 내성을 유발하지 않았다.

빛 치료가 되려면 광감각제가 헬리코박터균에 잘 붙어야 한다. 이번에 개발한 광감각제는 (+)전기를 띠는 고분자로 (-)전기의 위 점액층과 결합한다. 연구진은 생쥐 실험에서 광감각제가 위에 장시간 남아, 기존 치료법보다 제균 효과가 98.7% 높았다고 밝혔다.

나건 교수는 "광역학치료제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는 헬리코박터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의약품 내성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질병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25일 국제 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참고 자료

Biomaterials(2024), DOI: https://doi.org/10.1016/j.biomaterials.2024.122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