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련병원의 올해 상반기 인턴 임용 등록을 마감하는 2일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인턴 등록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은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전문의가 되고자 수련을 시작하는 '막내' 전공의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이후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수련을 시작해야 할 인턴들도 임용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상반기 인턴 임용 등록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병원들의 인턴 등록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아주대, 울산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동아대병원, 강원대,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에서는 등록 신청한 인턴이 1명도 없었고, 인하대병원은 43명 가운데 1명이 등록했다.
인턴들은 이날까지 임용 등록을 하지 않으면 수련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 예비 전공의들 사이에서 등록 움직임이 크지 않은 것이다.
이날까지 인턴 임용 등록이 되지 못하면 올해 상반기에 인턴으로 수련하는 건 불가능하다. 9월 하반기나 내년 3월에 수련을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이런 사실을 올해 인턴 임용 예정자들에 안내하면서 수련병원으로의 복귀를 촉구했다. 하지만 예비 인턴을 포함한 모든 전공의는 요지부동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올해 인턴 과정을 시작하려던 2687명 중 약 10%만 임용 등록을 완료했다. 나머지는 인턴 임용을 거부한 채 등록조차 하지 않고 있다.
추후 복귀 인턴의 상반기 수련 허용 가능성에 대해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전병왕 실장은 "규정상 9월에 들어올 수 있게 돼 있다"며 "만약에 5월에 복귀한다고 해도 그다음 해 4월까지 수련받아야 하므로, 내년 3월에 레지던트로 갈 수 없는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전공의들의 공백 장기화로 의대 교수들은 번아웃(소진)에 처한 분위기다. 한계를 호소해 온 의대 교수들은 이달부터 52시간 단축 근무에 돌입했다. 주요 병원은 각각의 교수 인력과 진료과 상황에 맞춰 진료 시간과 수술 등을 조절 중이다.
다만,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 대부분은 아직 병원에 남아 진료를 이어가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교수들의 근무가 줄면서 중환자 진료도 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교수들은 필요한 중증·응급 환자 진료는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