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의원에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과 관련해 유홍림 서울대 총장 등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4.3.15/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현장을 이탈한 데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고위공직자들은 최근 전국의 대형병원을 잇따라 직접 방문해 설득에 나섰다.

이들이 서울 5개 주요 병원 이른바 '빅5′ 중에서도 서울대와 연세대, 울산대 의대가 운영하는 병원을 직접 찾아 나선 것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을 설득하기 위한 표면적인 목표가 있다.

같은 의료계라도 개원의와 대학 교수, 대학이라도 국립대와 사립대에 따라 각각 이해관계가 다르다. 하지만 가장 대화하기 용이한 상대를 고른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한덕수 총리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를 방문해 유홍림 서울대총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사립대병원 병원장을 비롯해 의료계 주요 관계자를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는 앞서 지난 15일에도 서울대 의대에서 의료계 관계자들을 만나 '의료계를 대표하는 협의체' 구성에 뜻을 모았는데, 이날 다시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한 총리의 서울대 방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달라"는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모임에는 서울대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의대 비대위는 전공의 단체가 포함되지 않는 협의체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한 총리가 서울대를 잇달아 방문한 것은 '서울대 의대'의 상징성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대 의대는 1767병상으로 병상수로는 서울 주요 5개 병원 중에서는 4번째지만, 응급 중환자와 희귀질환 환자 등 어려운 환자를 가장 많이 치료하는 병원으로 꼽힌다. 국립대학병원으로 정부가 직접 예산을 집행하는 병원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해 교수들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 참석한 의료진과 악수를 나누며 "후배들을 설득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732병상으로 국내 최대 종합병원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밖에 암환자를 가장 많이 진료하는 병원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울산에 의대를 두고 있지만 미니 의대로 이번에 의대 증원이 많은 병원이기도 한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도 병상수(1985병상)나 의대 증원 규모도 적지 않지만, 삼성이라는 상징성이 있어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24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직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행정처분 유예를 이끌어 내며, 의료계와 대화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가 국립대 의대의 대표라면, 연세대 의대는 사학재단이 세운 대표적 사립대학 의대로 통한다. 서울 주요 5개 병원 가운데 병상 수로는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세브란스병원이 가장 많다. 나아가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이 연세대 의대 교수 출신인 것도 비공개 회의 장소로 선택한 이유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공동취재) 24.03.24/뉴스1

한동훈 위원장은 전날 인요한 선대위원장과 서울 중구 신당동 일대에서 만나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동훈 위원장의 처남댁이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라는 얘기도 의료계에서 나온다. 다만 정치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연세대를 방문하게 된 배경은 전혀 모른다"라고 답했다.

이 밖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25일) 경상대 의대를 방문했다. 부총리와 복지부 장관이 경상대의대를 찾은 것은 국립대를 필수의료 중추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외부에 널리 알리는 목적이 있다. 경상대의대는 입학정원을 현재 76명에서 200명으로 2배 넘게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