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대학 입학 정원 배분 일정을 조금 늦춰서라도 의료계와 정부의 '휴전'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이 나왔다. 잠시 냉각기를 가지면서 이 기간 동안 객관적인 의대 증원 규모를 도출해 내자는 것이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13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서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좀 더 객관적 평가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4일 전국 40개 대학으로부터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신청을 받았다. 우선 4월 중에는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의 협의를 거쳐 학교별 정원을 통보하고 대학들은 5월 중 내년도 선발 정원을 공고할 수 있다. 교육부는 40개 대학이 신청한 인원은 총 3401명이지만 현재까지 배정위는 정부에서 발표한 2000명만 배분할 방침이다.
방 교수는 이와 관련해 먼저 4월 중순 이뤄지는 선발 정원 배분 일정을 미뤄 달라고 제안했다. 방 교수는 "과거와 달리 의대 증원과 관련한 객관적인 평가를 도출하는 기간이 1년까지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내년도 입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에서 객관적 평가를 도출하자"고 제안했다. 내년도 입학에 의대 증원을 할 수 있도록 절충안을 만들어 보자는 뜻이다.
방 교수가 이렇게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은 '의료 붕괴'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방 교수는 "한 달 넘게 병원을 지켜온 교수들도 지쳐가고 전공의 집단사직 처리와 의대생들의 유급이 임박하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여러 의대 교수처럼 저도 의대 증원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 "다만 정부가 제시한 2000명 규모가 비정상적이어서 이를 막으려고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 교수는 "교육 가능한 의대생 통계를 내게 된다면 증원 규모는 아무리 많아도 300~750명 이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대 의대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12일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에 대화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공신력 있는 해외 기관의 분석을 통해 의대 증원과 관련한 객관적 지표를 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같은 중재안에 정부와 의협 모두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방 교수는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고집하는 것과, 의대 증원에 무작정 반대하는 의협 모두에 답답함을 표했다. 방 교수는 "의협에 4월 이후 의료가 파국으로 치달으면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또 전공의들에게는 "병원으로 돌아와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