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칼리프 미국 식품의약청(FDA) 청장이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 AI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AIRIS 2024)에서 영상으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인철 삼성전자(005930) 부사장은 26일 "헬스·바이오산업에서 인공지능(AI)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MX사업부에서 AI개발 그룹장을 맡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AI 비서 '빅스비' 개발을 주도했다.

황 부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 식품의약국(FDA)이 공동 개최한 '국제 인공지능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AIRIS) 2024′에서 "AI는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제를 대상으로 학습시켜야 한다"면서 "의료·보건분야의 데이터는 개인정보인 경우가 많아, 이 데이터들을 어떻게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을지 고심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또 "지금으로서는 생성형AI가 가져 올 모든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안전성과 유해성을 먼저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황 부사장에 따르면, AI에는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컴퓨팅이 필요한 데 지난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을 통해 빅데이터와 컴퓨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분류 기반의 3세대 AI가 등장했다. 하지만 기본적인 분류는 사람이 직접해야 하기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 2010년대 중반에는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한 4세대 AI, 생성형 AI가 나타났다.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학습을 통해 교정해나갔다. 이 같은 4세대 AI는 의료 기기에도 적용돼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부위의 병변을 발견하거나 감지하고 있다.

게임회사 레벨EX의 샘 글라센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이 발달한 생성형 AI를 의료산업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디오게임 업계에 오래 못담은 그래픽 전문가로, 레벨EX에서 외과 수술을 그대로 구현한 시뮬레이터 게임을 개발했다. 이 게임은 미국에서 의대생들이 실습할 때 쓰이고 있다.

글라센버그 CEO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보이지 않는 부분을 AI가 스스로 만드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면서 "이를 헬스케어에 적용해 실제 인체와 같은 이미지를 생성하고 의사들을 교육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현실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질환의 중증도와 부위, 인종별 차이를 파악하고 수술이나 암 진단에 활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일부 엔지니어들은 AI가 자신들을 대체할 것이라 걱정하지만, AI는 때로 거짓말을 그럴싸하게 지어낼 수 있다"며 "AI가 엔지니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데이터의 정밀도나 콘텐츠의 신뢰성은 전문가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AIRIS2024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양국 관계를 첨단과학 동맹으로 확대하기로 약속한 결실"이라면서 "인류의 자유와 후생을 확대하기 위해 디지털 규범을 세우고 새 질서를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최근 AI 발전이 의료제품 분야까지 확장하면서 미 FDA와 규제 동향을 주도하고 협력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AIRIS2024가 AI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새 규제의 틀을 논의하는 글로벌 규제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버트 칼리프 FDA 국장도 영상 축사를 보내 "AI는 의료·보건의 강력한 도구로 의·약품 혁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미 AI를 활용한 FDA 의약품 허가신청이 300건을 넘었다"고 전했다. 이어 "FDA는 적극적인 AI 활용방안을 모색하며 공중 보건 의사결정 도구로 사용하고자 한다"면서 "AI가 혁신을 장려하고 경쟁을 촉진시키도록 합의된 표준 규제를 만들고 양자컴퓨팅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이달 29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