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이 시작된 19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유병훈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대규모 집단사직과 병원 이탈이 22일로 사흘째를 맞았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 '엄정 대응' 방침에도 전공의들의 조직적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환자들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 대부분이 근무하는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20일 밤까지 전공의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체 전공의 1만3000여명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수치로, 7813명은 실제로 결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금까지 전공의 622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고, 3377명은 소속 수련병원으로부터 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받았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20일 긴급 대의원총회에서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전협도 향후 집단행동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전공의들의 사직과 병원 이탈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국민의 생명권은 당연히 소중하지만, 의사의 직업 선택 자유 역시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금까지 공언한 대로 원칙대로 법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행정안전부·대검찰청·경찰청은 전날 '의료계 집단행동 대책 회의'를 열고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고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와 배후 세력에 대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정상 진료나 진료 복귀를 방해하는 행위도 엄중히 처벌하기로 했다.

환자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수술 일정에 막대한 차질이 생기면서, 병원들은 응급과 위·중증 환자을 제외한 급하지 않은 진료와 수술은 최대한 미루고 있다.

하루 200∼220건을 수술하는 삼성서울병원은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시작된 19일 전체 수술의 10%, 20일에는 30%, 전날에는 40%를 연기했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는 대다수 전공의가 현장을 떠났다는 이유로 수술을 '절반'으로 줄였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역시 수술을 30%가량 축소했다.

의료공백 사태가 종합병원을 넘어 일반 병원급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강원 원주의 한 병원은 최근 입원환자와 보호자에게 '응급상황 발생 시 상급병원 전원이 어려울 수 있어 사망, 건강 악화 등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집단행동으로는 국민으로부터 어떠한 공감과 지지도 얻을 수 없다"며 "전공의들께서는 환자 곁으로 즉시 복귀하시고, 정부와의 대화에 참여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