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집단으로 병원을 이탈하면서 주요 수술실과 응급실 운영이 파행했다.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삼성·서울성모 등 중증 환자가 몰리는 '빅5′ 병원들은 수술을 절반으로 줄이거나, 신규 입원 환자는 받지 않고 기존 환자의 퇴원을 앞당겼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형병원들이 전공의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응급과 위중증 환자를 제외한 수술은 최대한 미루고 있다. 전공의들은 대학병원 의사 인력의 30~40%를 차지하는 데다, 중증 응급환자 진료에서 핵심인 수술, 응급실, 당직 업무 등을 맡고 있기 때문에 대학병원에서는 이들의 공백이 크다.
삼성서울병원은 전공의들의 전날 전체 수술의 30%를 줄었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역시 수술을 30%가량 축소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정상적인 수술실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수술을 절반으로 줄였다. 당초 예약했던 수술 10건 중 3~5건은 연기나 취소 통보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은 진료과 별로 외래진료 예약 환자들에게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진료가 불가해 일정 변경이 필요하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외래진료의 경우 내달 초 예약건까지 조정을 하고 있고, 신규 입원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은 신규 환자의 진료 예약에서 응급도를 고려해 '응급·중증' 위주로 받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중앙대병원도 진료과별로 일정을 조정 중이다.
이날 기준 전체 전공의의 3분의 2 이상이 진료 현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술 취소 및 연기는 속출할 전망이다.정부에 따르면 주요 수련 병원 100곳(전공의 95% 근무)을 점검한 결과 20일 밤까지 전국 전공의 1만3000여 명 가운데 72%에 해당하는 8816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전공의의 63%에 해당하는 7813명은 출근하지 않았다.
이들 병원은 교수와 전임의를 응급과 야간 당직근무 등에 투입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서울대병원의 한 교수는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수들과 전임의가 직접 나서서 당직을 짜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이 수술과 외래 진료를 대거 취소하거나 미루면서 환자들의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암 등 중증 질환 환자 커뮤니티에는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전공의 파업으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전공의 파업으로 CT검사가 취소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