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암살자'라고도 불리는 치명적 질환인 심근경색에서 회복된 이후 심부전 발생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가 각종 대사 질환은 물론 정서질환에 걸릴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말러스 홀스 영국 리즈대 의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15일 심근경색에 걸렸던 환자는 심부전, 신부전, 당뇨병, 우울증을 비롯한 후유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액이 뭉친 '혈전'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환자의 30%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지며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5~1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연구진은 영국 국민보건의료서비스(NHS) 산하 299개 의료기관에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5600만여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이 중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43만3361명은 회복한 이후 9년 이내에 후유증이 나타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을 앓지 않았던 200만1310명과 비교했을 때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는 심부전, 신부전, 심방세동, 뇌졸중, 당뇨병, 우울증을 비롯해 11개 질환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부전은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에게서 29.6% 발생했으나 그 외의 환자에서는 발병률이 9.8%에 그쳐 3배 가량의 차이가 났다. 심부전 발생률도 심근경색 환자에서는 27.2%였으나 그외에는 19.8%에 그쳤다.
정서질환인 우울증 발생률도 높아졌다.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는 8.9%가 우울증을 경험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6%에서 우울증이 나타났다. 특히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을 겪은 여성은 21.5%가 우울증으로 입원해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반면 암 발병률은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들에서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 환자는 암 발병률이 13.5%였으나 그 외에는 21.5%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생존자들에게 발생할 위험 인자를 찾았다고 평가했다. 심근경색에서 회복한 후에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에 대해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자료라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의학'에 이날 발표됐다.
참고자료
PLOS Medicine,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med.1004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