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할 경우 전공의 대부분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에도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의대 증원 시도가 무산된 바 있어 이번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과정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수련 병원 55곳에서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정부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 응답의 86%에 달한다고 22일 밝혔다. 대전협에 따르면 전체 1만5000여명의 전공의 가운데 4200여명의 전공의가 해당 조사에 참여했다.
설문에 참여한 55개 병원 중 27곳은 500병상 이상 규모다. 이 중에는 이른바 '빅5′로 꼽히는 서울의 대형병원 두 곳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식 설문은 아니다. 대전협은 지난달 정기 대의원총회 이후 일부 수련병원에서 개별 진행해 협의회에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협은 추후 상황을 보고 직접 전체 전공의 대상으로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대응 방안과 단체행동 참여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대전협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와도 단체행동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전공의단체가 의대 증원에 대해 파업 등 행동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대의원총회에서도 집단행동에 대한 의견은 나왔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 결정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앞서 대전협은 지난 2020년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할 때 파업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의협의 집단 휴진 참여율은 한 자릿수였지만,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율은 80%에 달했다. 결국 정부는 증원 추진 계획을 철회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정말 의사가 부족한지부터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만 놓고 봐도 의사 수를 제외한 기대 여명 등 여러 지표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확한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 공동의 거버넌스를 구축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