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한국인의 걷기,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은 개선됐지만 흡연, 음주, 비만, 스트레스, 손 씻기 같은 건강 행태는 악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역별로 양호하거나 미흡한 건강지표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 문제를 파악하고 특성에 따른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주요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지역보건법 제4조에 근거해 매년 전국 258개 보건소가 지역주민의 건강실태를 파악한 결과다. 지역보건의료계획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2008년부터 시‧군‧구 단위의 건강통계와 지역 간 비교통계를 내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3만1752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건강행태와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현황 등을 조사해 분석했다.
그 결과 걷기와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과 만성질환 치료율은 개선됐지만, 흡연, 음주, 비만, 스트레스, 손 씻기 같은 건강행태는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진단 경험률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유지했다.
먼저 걷기실천율과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모두 개선됐다. 걷기실천율은 2021년 이전까지는 감소 추세였으나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증가 추세다.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도 마찬가지로 2020년에 최저치로 감소한 이후 최근 증가하고 있다.
걷기실천율은 지난해(47.1%) 대비 올해 47.9%로 0.8%p 올랐고,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도 지난해(23.5%) 대비 올해 25.1%로 1.6%p 올랐다.
고혈압과 당뇨병 진단 경험률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첫 조사 이후 꾸준한 증가 경향을 보이다가 2018년 잠시 주춤하였는데, 이 경우를 제외하고 전 기간 증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 진단 경험자의 치료율은 2008년 처음 조사된 이래로 약 10년간 80%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가, 2018년부터는 90%를 넘어서며 매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역시 90% 이상으로 만성질환 관리 수준이 높게 유지됐다. 고혈압 진단 경험률은 지난해(19.8%) 대비 올해 20.6%로 0.8%p 올랐지만 치료율은 지난해(93.6%) 대비 올해 93.6%로 변동이 없었다. 당뇨병 진단 경험률은 지난해(9.1%) 대비 올해 9.1%로 변동이 없었으나 치료율은 지난해(91.8%) 대비 올해 92.8%로 1.0%p 올랐다.
하지만 비만율은 증가 추세였다. 비만율은 지난해(32.5%) 대비 올해 33.7%로 1.2%p 올랐다. 특히 체질량지수(kg/㎡)가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은 지난해 대비 33.7%로 1.2%p 증가했고, 지역 간 격차는 21.6%p로 3.4%p 감소했다.
흡연과 음주도 지난해년부터 지속 증가하고 있어 건강 행태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흡연율은 지난해(19.3%) 대비 올해 20.3%로 1.0%p 올랐다. 액상형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은 뚜렷한 경향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격차 또한 변동이 크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 현재흡연율의 경우 격차가 크지 않으면서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흡연은 2008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최근 2년간 증가 양상을 띠고 있다. 그간의 개선 추이와는 역행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것인지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추후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음주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음주율은 지난해(57.7%) 대비 올해 58.0%로 0.3%p 올랐으며, 고위험음주율도 지난해(12.6%) 대비 올해 13.2%로 0.6%p 올랐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였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2022년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2008년 첫 조사 시작 이후 10여 년 간 25% 이상의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우울감 경험률은 2018년 이전까지 하락세였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지난해 대비 올해 25.7%로 1.8%p 늘었고 우울감 경험률은 지난해 대비 올해 7.3%로 0.5%p 늘었다.
외출 후 손씻기 실천율과 비누 또는 손 세정제 사용률은 코로나19 유행시기인 2020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다소 완화했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외출 후 손씻기 실천율은 91.4%로 3.1%p 감소했다. 비누 또는 손 세정제 사용 비율은 86.9%로 2.4%p 감소했다.
질병관리청은 주요 건강지표의 시·도 간 격차가 일부 개선됐지만 여전히 지역 간 차이가 커 해소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 간 격차는 17개 시·도별로 산출한 지표 값 중 최댓값과 최솟값의 차이로 셈한다.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17개 시‧도 단위별로 상세 비교 분석한 결과, 현재흡연율과 고위험음주율은 세종에서 가장 낮고 강원에서 가장 높았다.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충북‧경북에서 가장 높고, 광주에서 가장 낮았다. 비만율은 대전에서 가장 낮고, 제주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율이 90% 넘어선 고혈압과 당뇨병의 경우에도 다르게 해석하면 일부 시군구의 30%에 해당하는 전체의 약 10%는 고혈압‧당뇨병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병의원 치료, 약 복용 등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격차가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은 손 씻기 실천율과 심근경색증 조기증상 인지율이었다. 심근경색증 조기증상 인지율에 대한 지역 간 격차는 지난해(22.0%p) 대비 올해 30.3%p로 8.3%p나 커졌다. 외출 후 손 씻기 실천율에 대한 지역 간 격차도 2021년(6.8%p) 대비 올해 13.4%p로 6.6%p나 커졌다.
지영미 질병관리청 청장은 "그간 지역에서는 2년 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보건의료계획 등 정책을 수립함에 따라, 적시성 있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에 연내 조사결과를 공표함으로써 가장 최신의 통계를 지역보건 건강정책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 청장은 "지자체에서는 지역 고유의 건강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각각의 특성에 따른 해소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간 격차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건강지표 개선 또는 악화 추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살펴보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보건사업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현 자료는 정책연구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최종 검토과정을 거쳐 내년 2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현 자료는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 누리집(http://chs.kdca.go.kr)에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