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에게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하는 입덧의 원인이 밝혀졌다. 호르몬 요법을 통해 입덧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냈다./픽사베이

임산부들에게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하는 입덧의 원인이 밝혀졌다. 입덧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 냈다.

스티븐 오라힐리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14일 "태아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 입덧의 원인"이라며 "호르몬 요법으로 입덧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신 초기에 임산부들이 느끼는 메스꺼움과 구토는 흔히 입덧이라고 불린다. 입덧을 겪는 임산부들은 식사량이 줄면서 체중이 감소하고 심한 경우에는 탈수 증상을 겪거나 유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재 입덧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마땅히 없고 수액을 투여해 영양 보충을 하는 방법이 유일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임산부 120명의 혈액을 분석해 호르몬 수치와 입덧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GDF15′ 호르몬이 높은 경우 입덧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GDF15는 주로 태아가 만드는 호르몬으로, 임신을 할 경우 수치가 크게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임신 전부터 GDF15 호르몬 수치가 높았던 여성들은 입덧을 겪는 비율이 낮았다. 유전자 변이로 평소 GDF15 수치가 높아지면서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오라힐리 교수는 "입덧을 일으키는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명확한 표적을 갖게 됐다"며 "임신 전에 GDF15 수치를 높여 내성을 갖게 해 입덧을 예방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연구진은 GDF15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찾아냈다. GDF15는 전립선, 방광, 신장을 비롯해 일부 기관에서 소량 만들어지지만 뇌의 특정 부위에 결합하면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덧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동물 실험도 이뤄졌다. 연구진은 생쥐에게 GDF15를 투여한 후 교배해 입덧으로 인한 체중 감소가 나타나는지 관찰했다. 임신 전에 GDF15에 노출된 쥐는 입덧이 나타나지 않았고, 음식 섭취나 체중에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GDF15를 투여하지 않은 생쥐는 입덧을 겪으며 식사량과 체중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평소 GDF15 수치가 낮은 여성이 입덧을 겪을 확률이 높으며, 내성을 갖게 해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GDF가 뇌에 결합하지 못하도록 하는 항체를 이용한 임상시험도 2건 진행하고 있다.

오라힐리 교수는 "입덧이 심한 여성은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기도 한다"며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을 통해 임산부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이날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3-069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