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14일 발간한 '제13차 국가손상종합통계'에 따르면 손상 사망원인 1위는 자해, 자살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뉴스1

코로나19 대유행 대비 손상 사망자는 줄었으나, 손상으로 인한 진료비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국가손상조사감시사업 중앙지원단, 국립중앙의료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농촌진흥청 안전재해예방공학과, 도로교통공단 데이터융합처, 소방청, 통계청 등 14개 기관과 협력해 '제13차 국가손상종합통계'를 발간한다고 14일 밝혔다. 손상은 각종 사고, 재해 도는 중독 등 외부적 위험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의 문제를 말한다. 질병관리청은 국가 단위의 손상통계를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손상 관련 국가 보건정책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국가손상종합통계를 발간해왔다.

이번 통계 자료는 2021년 기준 손상이 원인인 사망, 119구급대 이송, 의료기관 이용, 학교·산업체 사고 신고, 소비자 안전사고 신고 등에 대한 통계와 항목별 주요 결과에 대한 10년간의 추세를 담고 있다.

◇손상으로 인한 사망자 수 코로나19 이전 대비 감소해... 진료비는 최고

'제13차 국가손상종합통계'에 나타난 손상 발생 규모. 손상 발생 건 자체는 줄었지만 진료비는 최고로 나타났다./질병관리청

2021년 기준 손상으로 인해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약 296만 명, 이 중 구급차로 이송된 환자는 55만 명, 그리고 손상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2만6147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대비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통계에 나타난 손상으로 인한 진료비는 2021년 5.3조원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이 건강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손상 원인별로 보면 고의적 자해(자살)가 가장 많았다.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연간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은 1만3352명이었다. 10만 명당 26명꼴 매일 36.6명, 39분마다 1명씩 자살로 사망하는 셈이다. 10~49세 손상 사망자의 70% 이상이 자해·자살로 숨졌다.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해보면 2019년 기준 OECD 평균 인구 10만 명당 8.7명에 비해 우리나라는 20.1명으로 2.3배 높았고, OECD 38개 국가 중 1위였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은 2012년(6502명)에 비해 2021년 3624명으로 감소했지만, 추락·낙상으로 인한 사망이 2012년 2104명 대비 2021년 2722명으로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추락·낙상으로 인한 중증손상 예방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10세 미만 어린이 100명 중 2명이 추락으로 응급실을 방문했고, 17세 이하 아동청소년 1000명 중 6명은 아동학대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장년은 교통사고(30대 1000명 중 7.5명)와 직업 관련 손상(50대 취업인구 1만 명 중 46.3명)이 많게 나타났다. 노인은 추락으로 인한 입원(70대 이상 노인 100명 중 3.1명)이 많았다.

◇손상 사망원인 1위 자해·자살, 대부분 약물이나 가스 '중독'

질병관리청 .

질병관리청은 손상 사망원인 1위에 해당하는 자해·자살 문제를 살펴보고자 자살시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자료원을 추가하고 여러 손상 자료원으로부터 자해·자살 환자의 특성을 분석한 집중분석 통계를 제시했다.

자살시도자는 여자가 남자보다 2배 가량 많았다. 중독을 통한 자살시도가 80.7%로 가장 많았다. 치료약물 80.5%, 농약 9.3%, 가스 7.8% 순이었다. 이 중 사망률이 높은 중독물질은 농약(18.6%)이다.

자해·자살로 응급실(23개 참여병원)을 내원한 환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자해·자살 손상은 대부분 집이나 주거시설에서 발생했다. 야간(20~24시, 0~4시)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영선 국가손상조사감시사업 중앙지원단 단장(서울대병원 교수)은 "이번 자료는 손상의 질병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지영미 질병관리청 청장은 "국내 손상 관리를 위해 관련된 여러 기관이 협력해 손상이 건강과 사회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함께 분석하고 논의하는 것은 효과적인 손상예방을 위한 초석"이라며 "이렇게 만든 국가손상종합통계를 손상예방관리 전략·대책 수립에도 적극 활용하고, 손상 문제를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제13차 국가손상종합통계'는 질병관리청 누리집(www.kdca.go.kr)과 국가손상정보포털(www.kdca.go.kr/injury)에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