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린이가 홍역 백신을 맞고 있는 모습. /뉴스1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면서 국내에서도 올해 들어 홍역 환자가 8명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이와 관련이 있는 홍역 환자가 11일 기준 8명 발생했으며,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4명이 10월 이후에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해외 체류 동선을 보면 카자흐스탄 4명, 인도 2명, 태국 1명, 카타르에서 출발해 바르셀로나로 도착한 비행기 안에서 노출된 1명 등이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카자흐스탄 등 의료 환경이 열악한 국가에서는 디프테리아와 콜레라, 홍역 등 예방접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환자가 급증했다.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하다 보니 기존의 감염병 백신을 보급해 주는 비행기 운행이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1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올해 22만 명 이상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동유럽에서 카자흐스탄과 튀르키예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8.2배 늘어난 2만 32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6만9681명, 서태평양지역은 4159명의 홍역 환자가 집계됐다.

제2급 법정감염병인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감염 시 발열, 전신에 발진, 입안에 발진이 생겨서 식욕이 떨어진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서, 예방 백신 접종 등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이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2001년 크게 유행했으나, 홍역 일제 예방접종 사업 실시 후 급감했다. 한국은 지난 2014년 3월 WHO로부터 국가홍역퇴치 인증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을 전면 완화한 이후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산발적으로 유행하고 해외여행 증가에 따라 국내 유입 가능성이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질병청의 설명이다.

질병청은 의료기관에게 해외 여행력이 있는 환자가 발열, 발진 등으로 내원하는 경우 홍역을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검사하는 등 홍역 감시 강화를 당부했다. 방역 당국은 또 생후 12~15개월 때 1회와 4~6세 때 2회에 걸쳐 반드시 예방백신(MMR)을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내 해외 유입 홍역 환자의 경우,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영·유아 혹은 예방접종력이 없는 성인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홍역 예방을 하려면, 2회 예방접종을 마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 청장은 이어 “카자흐스탄 등 홍역 유행 국가를 여행할 경우, 여행 전 홍역 예방백신(MMR)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출국 4~6주 전 2회 접종(최소 4주 간격)을 완료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