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대 2명 중 1명은 아침 식사를 건너뛰고, 10명 중 9명은 과일이나 채소를 권장량만큼 먹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식생활이 무너지면, 30, 40대에 살이 찌고, 50대 이후에 만성질환으로 고통받을 수 있는 만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8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흡연, 음주, 신체활동, 영양, 만성질환 등 250여 개 보건 지표에 쓰는 대표적인 건강통계조사다. 이 조사는 지난 1998년에 도입해 매년 만 1세 이상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침을 먹지 않는 아침 식사 결식률과 지방 에너지 섭취 분율이 지난 2021년과 비교해 늘었다. 지난해 아침 식사 결식률은 남자 35.2%, 여자 32.8%로 전년과 비교해 남자는 3.8%p, 여자는 0.8%P 늘었다.
20대는 2명 중 1명이 아침을 먹지 않고, 총에너지의 약 30%를 지방으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대 가운데 과일과 채소를 하루에 500g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남성 11.9%, 여성 6.5%에 그쳤다.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채소·과일 하루 섭취 권장 기준은 400g이다. 한국은 김치를 먹기 때문에, 권장 채소·과일 섭취량을 하루 500g 이상으로 설정했다.
최근 10년 동안 60대와 7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채소·과일을 충분히 섭취 비율은 크게 줄었다. 30대 남성의 경우 2013년 채소·과일 섭취 분율은 43%였는데, 지난해 조사에서 21.1%로 떨어졌다. 20대 여성은 같은 기간 28%에서 6.5%로 하락했다.
반대로 20대의 지방을 통한 에너지 섭취 분율은 남자 28.1%, 여자는 30.1%로 나타났다. 20대는 2명 중 1명이 아침 식사를 결식하고 총에너지의 약 30%를 지방으로 섭취하며, 10명 중 1명만이 과일 및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는 뜻이다. 다만 전 연령대에서 최근 10년 동안 탄수화물 섭취 분율은 자꾸 떨어지고, 지방과 단백질 섭취 분율은 늘었다.
한국영양학회가 올해 만 19~60세 성인 남녀 10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 채소ㆍ과일 섭취 실태' 조사에서도 평소 신선한 생채소를 매일 1번 이상 섭취하는 응답자 비율은 11.7%에 그쳤다. 채소·과일을 섭취하지 않는 이유로 '먹기 번거로워서(32.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가격이 비싸서'가 29%로 뒤를 이었다.
질병관리청 지영미 청장은 "조사 결과 20대 식생활, 30~40대 비만 및 건강행태 악화, 50대 이상에서 만성질환이 지속해서 늘었다"며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청장년층의 건강 위험 요인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어 "질병청은 고령화에 대비한 골밀도 검사 추가와 타 기관 자료 연계를 확대하고 동일 대상자의 건강 수준 변화를 파악하는 추적조사 체계 운영 등 국가건강조사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