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감염질환인 백일해 감염 환자가 최근 4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임신부와 신생아 가족에게 백일해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특히 임신부가 맞으면 아기에게까지 면역력이 생긴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주로 백일해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호흡기를 통해 전염된다. 성인이 백일해에 감염될 경우 무증상이 많아 영유아에게 전파할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가족 내 전파율이 80%에 달한다.
이달 초 집계된 국내 백일해 환자 수는 112명으로 지난달(29명) 대비 3.8배나 증가했다. 이에 지난 4일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백일해, 독감 등 주요 백신 접종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학회는 임신 27~36주에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접종을 권장했다. 백일해 백신은 태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어머니에게 형성된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 전달돼 신생아 시기에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을 갖기 때문이다.
또한 학회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백일해 고위험군과. 밀접한 접촉자인 의료기관이나 보육시설 종사자, 신생아가 있는 가족 내 청소년과 성인의 경우 Tdap 접종력이 없다면 밀접 접촉하기 2주전까지 Tdap을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어릴 때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접종을 완료한 18세 이상 성인은 매 10년마다 Tdap 또는 Td(파상풍·디프테리아) 접종을 권장하고, 소아기 DTaP 미접종이거나 접종력이 불분명한 경우 3회 접종(Tdap·Td)한 후 매 10년마다 Tdap 또는 Td 접종토록 권장했다.
박중신 이사장은 "임신 중에 백일해 예방주사를 맞으면 절대 안 된다고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많은데, 갓 태어난 신생아가 백일해에 걸리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모자 보건 향상을 위해서 임산부가 백신 접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