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전경. /조선비즈DB

국내 의료기기 회사 메디아나는 지난해 A14 자동제세동기(AED), 2023년 A15 자동제세동기(AED)제품의 CE MDR 인증을 획득했다. 이 인증은 유럽 지역에 유통되는 제품에 대해 제품 안전을 보장하는 국제적인 인증이다. 메디아나가 인증을 확득한 제품은 영국과 115억원 규모의 단일 공급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 회사의 2021년 AED 매출액은 93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결산 기준 142억원으로 늘었다.

23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국제인증 획득을 지원하는 사업에 나선 지 1년 만에 국내 기업 9곳을 넘어섰다.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는 지난해부터 국내 의료기기들이 해외 진출에 필요한 국제인증을 받는 것을 지원하는 '의료기기 국제인증지원센터' 사업을 원주시와 함께 추진해오고 있다.

국제인증은 곧 해외 시장 진출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주요 열쇠다. 이 사업은 주요국들이 의료기기 국제 규격 요구 사항을 강화하면서,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인증 획득에 드는 시간과 비용, 인력난 부담이 늘어, 기업이 겪는 고충을 해소해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했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부터 인허가까지 전반적인 안전 요구사항이 까다롭고, 시장 진출을 위한 비용 부담도 높은 편이다. 유럽은 의료기기규정인 MDR과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규정인 IVDR을 개정하며 규제 대상 확대와 임상 평가 등의 요구사항을 대폭 늘렸다. 중국약품감독관리국(NMPA)을 비롯, 동남아 등도 자국의 안전과 의료기기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요구사항을 강화하고 있다.

5년간 글로벌 의료기기 규제 정책에 대응하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을 위한 인증 획득에 필요한 정보 제공, 상시 상담, 컨설팅 지원, RA(규제업무)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기업당 최대 3000만원을 투입해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고,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기업을 수출 역량에 따라 준비, 초기, 도약, 선도기업으로 단계적으로 구분해 주요국 인허가 획득을 위한 시험 검사, 밸리데이션, 위험관리 등의 컨설팅 및 관련 문서 작성에 대한 지원도 한다. 또 기업 내 전문가 확보를 위해 국제인증 분야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인증 지원사업 첫해인 지난해에는 기업 40곳이 컨설팅 지원을 받았다. 기업 상담은 78건, 교육 수료생은 76명을 배출했다. 지원 기업 중 6곳은 해외 인증을 획득했고, 2건의 규격 인증 획득 성과도 있었다. 2차년도인 올해는 전년보다 지원 기업과 교육 횟수 등이 더 늘었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컨설팅 지원을 받은 기업은 46곳, 기업 상담 105건 등으로 이미 전년 수준을 넘었다.

실제로 메디아나 외에도 국제인증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국제인증을 획득해 미국, 유럽 등 해외 진출에 문을 두드리는 기업은 늘고 있다.

메디코슨은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의 국제인증지원사업을 거쳐 올해 CE MDR 인증심사신청을 마쳤다. 최종적으로 인증을 획득해 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세종메디칼도 이 사업을 통해 유럽 신규 체계 품질경영시스템을 세웠으며, 현재 MDR 신청 후 2차 보완 중이다. 골든아워도 이 사업을 통해 MDR 획득에 필요한 시험검사 및 품질시스템 구축 비용을 지원받았다.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관계자는 "현재 심사 진행 중인 기업은 7곳, 심사 신청 완료 기업은 5곳으로, 추가 인증 획득이 기대된다"며 "더 많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번 국제인증지원센터 사업에 예산 111억원을 투입했다. 컨소시엄에는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