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초기 발견이 어려운 대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박기수 건국대 교수 연구진이 표적 물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압타머 선별 기술(SELEX)을 활용해 대장암 조기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DNA 압타머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압타머(Aptamer)는 단일, 이중 나선의 DNA, RNA 형태로 타깃 단백질과의 3차원적 결합을 통해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억제하는 생고분자 물질을 말한다.
현재 대장암은 종양 내 다양한 세포 집단이 존재해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암종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 집단에 따라 화학 요법이나 표적 치료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장암 예방과 치료의 큰 발전에도 특정한 증상이나 몸의 변화를 알아낼 정확한 바이오마커가 없어 대장암의 조기 발견과 생존율 예측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대장암의 효과적인 진단을 위해선 대장암에만 특이적인 바이오마커를 탐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혈액이나 복수 등 체액 샘플에서 종양의 정보를 얻는 액체 생검에서 핵심 바이오마커로 활용되는 대장암 유래 엑소좀(exosome)에 집중했다. 엑소좀은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나노 단위 크기의 소포다. 연구진은 엑소좀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압타머를 발굴하기 위해 'SELEX' 기술을 설계한 뒤 최적화 과정을 통해 결합 능력이 가장 높은 압타머를 선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선별한 압타머는 정상 혈청이나 다른 암세포에서 유래한 비표적 엑소좀에 비해 대장암 세포 유래 엑소좀에 대한 높은 특이성을 보였다. 혈청 또는 혈장 농도 범위 내에서 대장암 세포 유래 엑소좀을 검출할 만한 감도를 갖는 것도 확인했다.
전이성이 없는 대장암 세포를 이용해 전이성 대장암 유래 엑소좀이 세포 간 신호 전달에 관여해 발생하는 전이 능력을 확인한 결과, 압타머가 결합하면 엑소좀에 의한 신호 전달이 억제되는 것을 상처 치유와 세포 이동·침습 분석을 통해 입증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대장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암의 조기 진단, 항암제 내성과 관련된 엑소좀 바이오마커 선별에도 기여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할 것으로 봤다. 연구를 이끈 박기수 교수는 "대장암 진행과 전이에 엑소좀과 압타머가 기여하는 기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압타머가 결합하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정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생체재료와 생물의학공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지난달 27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참고 자료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2023), DOI: https://doi.org/10.1002/adhm.202300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