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건강한 사람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악성 뇌종양인 난치성 뇌암 교모세포종을 치료할 수 있다는 실마리를 찾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안스데반 신경외과 교수와 최혜연 가톨릭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연구진이 임상 연구를 통해 면역세포 중 하나인 '감마델타(γδ) T세포'를 이용해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흔한 원발성 악성 뇌종양이지만 수술이나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아도 평균 생존율이 2년이 되지 않는 난치성 질환이다. 지금까지 교모세포종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수많은 치료제들이 개발됐지만 임상시험에서 모두 실패했다. 연구팀은 T세포 중에서도 대부분(95%)인 알파베타 T세포 대신, 극히 일부(1~5%)인 감마델타 T세포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임상 연구를 통해 감마델타 T세포는 매우 극소량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가 나타나며, 체외에서 증식시키기가 알파베타 T세포보다 수월하다는 장점을 꼽았다. 면역거부반응이 거의 없어 환자 본인이 아닌, 공여자의 세포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감마델타 T세포의 표현에는 다양한 수용체가 나 있어 다양한 암세포에 반응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특성 덕분에 감마델타 T세포가 차세대 면역치료제 후보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또한 감마델타 T세포 치료제가 혈액 상태가 좋지 못한 암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생산해서 공급해야 하는 기존의 면역세포치료제의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건강한 타인의 혈액을 기증받아 감마델타 T세포를 배양하여 보관한 후 필요할 때마다 즉시 충분한 양만큼 감마델타 T세포를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주입하는 세포치료제 상품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교모세포종 세포는 특별한 표적 없이 표면 바깥으로 다양한 항원들을 나타낸다. 연구진은 감마델타 T세포는 다양한 항원과 결합할 수 있어 치료제로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에 결합하도록 고안된 특수 수용체를 T세포에 붙인 뒤 환자 몸에 주입하는 '카티(CAR-T) 치료제' 방식을 적용해 '감마델타 CAR T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 치료제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현재 연구 중이다. 항암 효과가 유의미하게 확인된다면 차세대 항암세포치료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스데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불치병에 가까운 뇌암인 교모세포종에 새롭게 시도되는 수많은 치료 전략 중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감마델타 T 세포를 이용한 치료전략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건강한 사람의 혈액을 기증받아 감마델타 CAR T세포를 생산하고 실제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투여해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1일 국제 학술지 '캔서 레터스'에 발표됐다.
참고 자료
Cancer letters DOI: https://doi.org/10.1016/j.canlet.2023.216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