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소주 5잔 이상, 한 주에 두 차례 이상 술을 마시는 여성이 최근 10년 동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는데도,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는 여성의 비율도 1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음주가 줄어드는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질병관리청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의 음주 심층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인제대 김광기 교수팀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실시한 정책 연구용역 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만 19세 이상 성인의 음주 행태에 대한 최근 10년간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은 2012년 25.1%에서 2021년 23.6%로 줄어든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7.9%에서 8.9%로 오히려 늘었다. 특히 30대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같은 기간 11.6%에서 13.2%로 늘었다. 고위험 음주율은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고 한 번 술을 마실 때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마시는 경우를 말한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고 한 번 술을 마실 때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폭음한 비율은 최근 10년 동안 남성은 61.7%에서 56%로 줄었지만 여성은 큰 변화가 없었다. 한 주에 4번 이상 술을 마시는 지속 위험 음주율은 남성은 10%, 여성은 3% 내외로 나타났다. 다만 이 경우 남성은 50~60대, 여성은 30대에서 가장 높았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1개 이상 복용하는 사람의 고위험 음주율도 남성 20.4%, 여성 9.0%로 나타났다. 여성 만성질환자의 고위험 음주율은 최근 10년 동안 0.9%에서 9.0%로 급격히 증가했고, 연령별로는 40대가 0.6%에서 13.1%로 가장 많았다.
한국 남성 10명 중 1명은 담배를 피우면서 매주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데도 주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약을 먹으면서도 주 2회 소주 7잔 이상 마시는 남성도 24.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흡연하면서, 월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비율은 최근 10년 동안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매일 담배를 피우면서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는 고위험 비율은 2021년 10.6%로 최근 1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남녀 구분 없이 술을 마시는 한국인 10명 중 4명은 술을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는 '알코올 홍조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알코올 홍조증이 있는데도, 폭음하는 비율은 남성 14%, 여성 4.3%로 나타났다. 알코올 홍조증이 있는 사람이 폭음을 계속하면 식도암 등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김광기 인제대 교수는 "20~30대 여성 음주율이 높은 것은 도수가 낮은 술이나 과실주 등 주류상품 개발로 접근성이 좋아지고,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 수용성도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국민 음주 가이드라인 개발, 음주 경고문구 강화와 주류광고와 마케팅 규제, 장소‧시간적 음주 제한 등 주류이용가능성 제한 정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라며 "금주 상담 및 교육 등 보건의료서비스 강화와 개인이 음주 위험성을 인지하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갖추는 등 음주 건강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홍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음주는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음주 행태 개선을 위해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음주 조장 환경을 개선하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음주 조장 환경 개선과 취약 집단별 맞춤형 예방 정책 지원 등 음주 폐해 감소 및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관계부처 간 적극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