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가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하는 경우 우울증 증상이 낮고 인지 기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은 노현웅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평균 73세 고령자 7988명을 대상으로 한 2020년 노인실태조사 자료를 이용해 고령자의 '디지털 문해력'이 우울 및 인지기능과 연관이 있음을 알아냈다고 19일 밝혔다. 디지털 문해력은 컴퓨터부터 인터넷, 모바일,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태블릿, 키오스크 등 모든 디지털 전자기기를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연구진은 디지털 문해력을 '소통(디지털 기기 이용 메시지를 주고받는 능력)', '정보(디지털 기기 이용 정보 검색 능력)', '미디어(디지털 기기 이용 음악 감상 및 영화 시청 능력)', '전자 금융(디지털 기기 이용 은행 업무 및 물품 구입 능력)' 등 크게 4개 범위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 대상자의 약 86%는 디지털 전자 금융 활용 능력 부족, 약 70%는 디지털 소통 능력 부족, 약 63%는 디지털 정보 활용 능력 부족, 약 60%는 디지털 미디어 활용 능력 부족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다중회귀 분석으로 나이와 성별, 교육, 결혼, 직업, 취미, 흡연, 만성질환의 수 등을 보정한 결과, 고령자의 디지털 문해력이 높을수록 우울증은 감소하고 인지 기능은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 문해력'과 '디지털 전자 금융 문해력'이 우울감을 낮추고 인지 기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고령자에게 디지털 기기를 교육, 훈련시키는 것이 우울증 예방과 치료뿐 아니라 인지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교육 활성화, 디지털 문해력 교육 프로그램 제공, 친화적인 디지털 도구 개발, 인지 기능 향상 및 우울증 관리 등을 위한 플랫폼 제공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노현웅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을 어려워하고 멀리할 수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디지털 기기 활용이 고령자의 우울을 줄이고 인지 기능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의 경우 지나친 전자기기 사용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고령자는 디지털 문해력 향상을 통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최신연구' 9월호에 실렸다.
참고 자료
Frontiers in Psychiatry(2023) doi: 10.3389/fpsyt.2023.1248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