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경

지난해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역 거주 환자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이른바 ‘빅(Big)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 소재 5개 상급종합병원에 내원해 쓴 의료비가 2조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非)수도권 환자들이 5개 상급종합병원 의료비 총액(공단청구금액과 본인부담금 합산)은 2013년 9103억여원에서 2022년 2조1822억여원으로 10년 새 약 140% 늘었다.

빅 5병원 원정 진료비 규모는 2014년 처음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증가세다. 지난 2021년에는 2조399억여원을 기록하며 2조원을 처음 돌파한 바 있다. 고가의 비급여 항암제 등 비급여 진료비까지 합하면 지방환자들이 5개 병원에 내는 의료비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환자들이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가장 많이 진료받은 질환은 암이다.

5개 병원을 이용한 지방 환자 수는 10 년 새 40% 이상 증가했다. 지방에 사는 국민 중 빅 5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은 2013년 50만245명에서 2022년 71만3284명으로 42.5% 늘었다. 지역별로 5개 병원 진료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충남(9만5921명)이고, 그다음 경북(8만2406명), 강원(7만1774명), 충북(7만627명), 경남(6만7802명), 전남(5만6861명)순이다. 지역 광역시보다 지방 중소도시 환자들이 5개 상급종합병원을 더 많이 찾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통망 확충으로 서울 접근성이 더 좋아진 데다 지방 환자가 느끼는 지역 간 의료격차가 큰 탓에 서울 소재 5대 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는 게 김원이 의원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의료격차가 심해질수록 지방 소멸은 더욱 가속할 것”이라며 ”광역시가 아닌 지방 중소도시에도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거점 대학병원을 지원·육성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10년간 5개 상급종합병원 비수도권 환자 다빈도 질환 1위는 유방암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 갑상선(갑상샘)암, 위암, 폐암, 뇌혈관질환 순이었다. 이외에도 망막장애, 간암 , 협심증 등 중증질환이 뒤를 이었다.